태국 "7∼8일 아세안 정상회의에 미얀마 외교장관 초청"
필리핀, 미얀마에 수치 고문의 가족·아세안 특사 면담 허용 요청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정권이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을 계기로 오는 7∼8일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와 소통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 전환에도 가족 등과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자 올해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필리핀이 미얀마에 수치 고문에 대한 가족 면담 허용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부 장관은 7일 필리핀 세부에서 개막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미얀마 외교부 장관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하삭 장관은 외교장관급 회담을 포함한 미얀마 지도부와의 소통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와 별도로 (미얀마 외교장관과의)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의 후 미얀마 외교장관이 최근의 상황 변화와 향후 계획에 대해 브리핑해줄 것이라면서 이후 단계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하삭 장관은 정상회의 기간 외교장관 회의에서 자신의 미얀마 관련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세안과 함께 집단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2일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한 시하삭 장관과 만나 수치 고문에 대해 "좋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30일 미얀마 정부는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 이후 5년여간 수감 생활을 해온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시하삭 장관은 자신이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만났을 때 수치 고문과 면담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 주된 관심사는 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외교장관이 이번 회의에 합류할 경우 쿠데타 이후 미얀마 고위급으로는 5년 만에 처음 아세안의 주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다.
아세안은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에 폭력 즉각 중단, 모든 당사자 간 대화 개시, 인도적 지원 제공 등 5개 항목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얀마가 이에 응하지 않자 군사정권 측 고위직의 아세안 정상회의나 외교장관 회의 등 주요 회의 참석을 차단하고 가끔 하위급 관료의 참석만 허용해왔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 정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얀마 당국에 수치 고문 가족과 아세안 특사의 수치 고문 면담을 허용하는 등 투명성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미얀마 정부에 수치 고문이 가족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진정한 국가적 화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미얀마가 아세안 의장국 특사의 요청에 따라 수치 고문을 잠시라도 접견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수치 고문의 아들 킴 에어리스는 어머니의 가택연금 전환 소식에도 통화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유엔 등에 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아세안은 이번 세부 정상회의에서 최근 중동 전쟁과 관련해 에너지 안보 강화, 식량 공급 안정화, 세계 각지에 있는 아세안 회원국 국민의 안전·복지 보장 등을 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의장국 필리핀은 당초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정상회의 연기를 검토했다가 최소한의 일정으로 규모를 축소,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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