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와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단일화는커녕 서로의 과거 행적과 발언을 언급, 정책 대결이 아닌 과거 검증으로 이어지면서 범여권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네거티브는 없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당적을 바꾼 김 후보의 보수정당 시절 발언이 소환되며 '범여 정체성 경쟁' 양상으로 번진 셈이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보수층 결집 조짐이 나타나자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 선거는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평택을 보궐선거는 범여권 후보 간 신경전으로 격화되면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도 못한 채 '비방전'으로 확전, 단일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조국, 김용남 후보 이태원·세월호·위안부 발언 소환
후보 간 공방은 조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조 후보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조국 저격 말고 국민들께 한 세 가지 해명할 것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했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세금 낭비라 하셨다.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그 전날 있었던 광화문 집회 용산 행진이라 하셨다"라며 보수정당 시절 김 후보의 발언을 차례대로 언급했다.
그는 "국민께 해명하시고 그 다음 대한민국 발전, 평택 도약을 위해 논쟁했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입장과 완전 반대 아닌가. 지금 민주당적을 갖고 계시니까 과거 본인이 공개적으로 발언하신 것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선 여쭙고 싶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공격한 저격수를 공천한 데 대한 섭섭함은 없나'라는 질문에는 "김용남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계실 때 사모펀드 관련 저격을 많이 했는데 저는 그와 관련해 수사 자체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기소도 되지 않았다"며 "판결문을 보면 저와 관련된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고 적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용남 후보께서 과거 국민의힘 시절 '조국은 주식 작전 세력의 최정점'이라고 했는데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만약 제가 주식 작전 세력의 최정점이라거나 권력형 비리였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격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근 김 후보가 보수정당 시절 이태원 참사에 대해 "시위대를 탓한 적 없다"고 해명하자 조 후보 캠프 측은 이를 비판하며 2022년 11월 8일 김 후보의 YTN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공개하며 김 후보가 "참사 원인을 시위대로 돌린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 측은 "책임을 왜곡한 궤변"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김 후보가 새누리당 국회의원 시절인 2015년 12월 라디오 방송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를 두고 "활동기한 내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 "엉뚱하게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하겠다고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언급하며 김 후보의 보수정당 시절 발언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김용남, 조국 사법리스크 언급하며 "조로남불·무죄행세"
김 후보도 조 후보 측의 공세에 참지 않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조 후보를 겨냥해 "최근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나온 분보다 솔직히 더 흠이 많겠느냐"며 "조국 후보는 무죄를 받은 게 아니다.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정치적인 이유에서 단지 사면을 받았을 뿐 아니냐"고 지적하며 조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했다. 김태현의>
조 후보의 '네거티브 맞불 공세'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네거티브는 안 하겠다고 이미 선언했다. 범여권의 공조체계를 무너뜨리지 않아야 된다"면서도 조 후보 측 공세에 대해선 "조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300페이지에 이른다는 조 후보에 대한 확정판결문 하나만 놓고 검증을 시작해도 이 선거 끝날 때까지 소재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다"며 "말씀하시는 걸 보면 전부 무죄를 받은 것처럼 행세하신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발언에 대해선 "경찰력 운용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 특정 집단을 비난한 것이 아니다. (조 후보가)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는 시도"라고 반발하며 "말꼬리를 잡고 말을 비틀어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며 조 후보의 공세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조 후보의 행보가 모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가 안 되는 게 조국 후보님이 출마할 때 국민의힘 제로를 만들겠다고 출마를 해놓고 온통 네거티브나 비난은 저 김용남에 대한 것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제로를 표방하고 나온 분이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앞뒤가 안 맞다"고 말했다.
金 "단일화, 후보 단계에서 논의 없을 것" 선 그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김 후보는 "없다"고 못 박으며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으면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인간인 저로서는 마음이 아무래도 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에 겪어보니까 제가 2019년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람을 질리게 만들더라"라며 "(단일화 의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인위적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일축하며 "당에서 논의하면 모르겠지만 후보 단계에서 논의가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후보의 평택 관련 공약을 비판하며 "저에 대한 네거티브에 열중하시느라 평택에 대한 상황 파악은 전혀 안하고 계신 것 아닌가. 제발 평택에 대한 공부 좀 하시라"고 말하며 조 후보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평택서부경찰서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조 후보가 이를 두고 "이미 계획된 사업"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언제 평택서부경찰서 계획이 발표된 적이 있나"라며 재반박햇다.
김 후보는 "아마 고덕국제신도시 쪽에 계획돼 있는 평택북부경찰서와 제가 맨 처음으로 유치 공약을 내건 평택서부경찰서와 혼동하신 것 같다"며 "저의 일거수일투족에만 온 신경을 몰두하지 마시고 제발 평택에 대한 공부 좀 하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남부 공공의료원 유치,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평택서부경찰서 유치 등 '100만 평택 대도약 비전'을 발표했다.
세월호 유가족, 유권자 심판 촉구하며 김용남 출마 반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체가 참사를 폄하하거나 진상규명을 방해한 전력이 있는 정치인들이 6·3 지방선거 선거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밝히며 김 후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세월호 참사를 짓밟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자들이 다시 표를 구하고 있다"며 "피해자를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자들의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국가의 책임 회피와 생명 보호 의무 방기, 이윤을 위해 안전을 내팽개친 구조적 부조리가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로 규정하고는 "일부 정치인들은 유가족의 절규를 이념 갈등의 도구로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출마는 피해자와 유권자에 대한 또 다른 폭력"이라며 "이들이 선거를 통해 면죄부를 받고 다시 권력을 쥔다면, 앞으로 발생할 또 다른 참사 앞에서도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제적 발언과 행적이 있었던 인사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국민의힘,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의사 표명)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이진숙 국민의힘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 후보 등을 언급했다.
이어 "세월호참사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내란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출마 의사를 내비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을 향해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이 사실을 기억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참사 피해자를 조롱하고 혐오하며 진실을 가린 자들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선거를 통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김용남 28.8%·유의동 22.5%·조국 22.2%…혼전 양상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가상 다자대결에서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나란히 2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4일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경기 평택을 선거구 거주 성인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만약 오는 6월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다음 인물들이 맞붙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8.8%가 김용남 후보를 꼽았다.
이어 유의동 22.5%, 조국 22.2%로 뒤를 이어 혼전 양상을 보였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8.9%,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8.8%의 지지를 받았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 김용남 33.2%·유의동 22.2%·조국 20.0%로 나타났으며 보수층에선 유의동 39.8%·황교안 18.2%·김용남 13.7%의 순이었다. 진보층에선 김용남 35.2%·조국 33.4%·김재연 12.7%으로 김 후보와 조 후보 간 진보층 지지율 차이는 1.8%p에 불과했다.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민심이 엇갈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의 범진보 단일화에 대해 42.0%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고 '필요하다'는 응답은 36.9%였다. 민주당 후보 지지층에선 '필요' 43.4%, '불필요' 39.7%로, 단일화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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