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배달앱 주문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세트와 사이드 메뉴 등 선택지는 세분화됐지만, 원산지 정보는 여전히 대표 메뉴 위주에 머물러 있어 사각지대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플랫폼의 안내 책임을 강화하는 법 개정 이후에도 실제 정보 입력은 입점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이행 점검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음식점은 원산지 표시법에 따라 식당과 배달앱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대상 농수산물과 가공품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또한 오는 10월 22일부터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배달앱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제도를 고지할 의무도 부여된다. 법 개정으로 플랫폼의 안내 책임은 강화되지만 실제 원산지 정보 입력은 여전히 입점업체 몫이다. 표시 방법 숙지와 정보 갱신 관리가 현장 안착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배달앱 주문 과정에서는 메인 메뉴 이외에도 세트 구성품, 사이드 메뉴, 추가 옵션 등이 복합적으로 선택된다. 이 같이 주문 방식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지만 일부 입점 업체의 원산지 표시는 여전히 대표 메뉴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배달앱 입점 업체들을 확인한 결과, 메인 메뉴에 사용된 육류 원산지는 기재돼 있으나 함께 주문되는 세트 구성이나 사이드 메뉴에 들어간 가공식품 등의 원산지는 별도로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가격이 책정된 세트나 추가 옵션 역시 판매 목적의 음식이므로 원산지 표시 대상 식재료가 포함됐다면 해당 정보를 함께 기재해야 한다. 대표 메뉴 원산지만 기재되고 구성품 원산지가 빠질 경우 소비자는 실제 수령할 음식의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원산지는 소비자가 주문 전 확인해야 할 상품 정보다. 메뉴명과 가격, 사진이 음식을 고르는 데 영향을 주는 것처럼 원산지도 구매 판단에 반영되는 표시 항목이다. 배달앱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주문 기술은 고도화되고 있지만, 표시 정보의 현장 적용과 이행 점검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산지 표시 제도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정비돼 왔고, 온라인 영역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배달앱이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필요한 법과 제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산지 표시의 1차 책임은 음식을 판매하는 입점 업체에 있지만, 플랫폼도 거래 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소비자가 구매 전 알아야 할 정보가 빠지지 않도록 입점 업체 표시 기준과 플랫폼 관리 체계가 함께 보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달플랫폼 업계는 원산지 표시를 필수 입력란으로 제공하고 입점업체에 표시 의무와 작성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입점업체 대상 공지와 알림, 영업 담당자 안내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달앱 원산지 정보는 기본적으로 입점업체가 직접 입력하기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종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또한 신규 입점 단계에서 원산지 정보를 입력하더라도 메뉴 개편, 신메뉴 출시, 세트 구성 변경, 사이드 메뉴 추가 과정에서 갱신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실제 판매 구성에 맞는 원산지 정보가 누락될 수 있다는 맹점도 있다.
플랫폼이 원산지 입력란과 안내 체계를 갖추고 있어도 모든 입점 가게의 메뉴 변경 사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재 원산지 표시 관리는 플랫폼의 고지와 입점업체의 입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누락이 발생한 뒤 사후 점검과 시정 안내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
이번 개정안 시행에 따라 고지 의무가 강화되더라도 원산지 정보의 정확성이 곧바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제도를 안내하더라도 실제 입력과 수정은 입점업체 현장에서 이뤄진다.
법 시행 이후에도 표시 기준 안내와 점주 교육, 변경 메뉴에 대한 갱신 점검, 누락 시 시정 절차 등 실제 이행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플랫폼 내에서 고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사항을 포함한 세부 시행규칙을 신속하게 검토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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