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나서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열면서 당권파와 친한동훈계 간 갈등이 오는 10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단일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두 후보가 같은 날 개소식을 열며 사실상 '단일화 절대불가'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후보와 한 전 대표는 10일 오후 2시 모두 부산 북구갑 지역구에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박 후보와 한 전 대표가 마련한 선거사무실은 도보로 약 10분 거리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에서 제명 당해 무적 신분인 한 전 대표를 지원하거나 돕는 것이 '해당 행위'라며 징계를 시사해 만약 친한계가 한 전 대표의 개소식에 대거 참석할 경우 세력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개소식에도 참여했던 장 대표는 보수 결집을 노리며 박 후보의 개소식에도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같은 날 열리는 개소식에 의원들의 참석 여부도 주목을 받는다.
당을 탈당해 더 이상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한 전 대표의 개소식에 친한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다면 당내 대립각이 더욱 선명해질 수도 있다.
박 후보가 뛰는 상황에서 당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를 지원하는 행위를 방치하기도 어렵지만 당 지도부가 예고한 대로 한 전 대표의 개소식 참석을 이유로 징계 절차가 개시된다면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분열과 갈등의 모습이 부각될 수 있다.
북구갑 단일화를 통한 보수 결집이 선거의 변수가 된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두 후보의 개소식을 둘러싸고 당이 다시 한 번 내홍에 휩싸이는 모양새가 됐다.
친한계 참석 의사에 장동혁·송언석 경고 "조치하겠다"
친한계인 한지아 의원이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한 전 대표의 예비후보 등록을 함께 하자 당에선 한 전 대표를 공개 지원한 한 의원 행보에 대한 즉각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모두 자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한 의원의 행보를 부적절하다고 바라봤다. 현재 국민의힘은 부산 북구갑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최종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한 의원의 공개 지원 행보에 대해 송언석 원내대표는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지아 의원에 대한)고발이 들어오면 바로 윤리위원회를 통해 징계하겠다"며 징계 가능성을 내비치며 "무소속 후보를 도우려면 탈당을 해서 돕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도 5일 기자간담회 후 "당의 공천을 받아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 됐다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을 이어가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진 뒤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당무감사 등을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해당 행위' 경고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송 원내대표가 '무소속을 도우려면 탈당하라'는 말과 맞물리면서 '제명'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의견도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6일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의원은 정당 투표의 결과물"이라며 "보편적인 당의 입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표시하거나 행동할 경우 당을 보고 투표한 당원들과 유권자들의 선택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지아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인물이다.
장 대표는 10일 열리는 박 후보의 개소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후보 측에서 당 지도부의 참석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당대표도 긍정적으로 참석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10분 거리의 개소식에 참석하면서 한 전 대표 측 개소식에 참석하는 의원들이 누구인지 촉각을 세워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친한계 의원들이 한 전 대표의 개소식에 대거 참석한다면 '보수 결집'이 아닌 '분열'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 "무소속 한덕수 추대 앞장서놓고 내로남불" 반발
이 같은 지도부의 경고에도 친한계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인 한덕수 추대에 앞장섰다'며 과거 대선 후보 당시의 후보 교체 사건을 언급하며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한지아 의원은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동혁 대표는) 지도부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를 일상화하고 있다"며 "보수 재건에 도움이 된다면 10번, 100번이고 부산에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며 오는 10일 한 전 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친한계 의원들도 한 의원을 두둔하며 지도부 비판에 가세했다. 배현진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송 원내대표를 겨냥하며 한 전 대표 제명 강행이 당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누가 누구를 해당행위 징계한단 말이냐"라고 지적하며 "지금은 한지아 단속이 아닌 감표 요인인 장 지도부 출장 단속이 필요한 때"라며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그는 6일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 에 출연해서는 "무소속 한덕수로 교체하려던 이들의 한동훈 관련 경고는 촌극"이라며 "정당 사상에 씻을 수 없는 흑역사를 남겼고 송 원내대표나 장 대표 모두 가담했던 인물이다. 함께했던 동료의 예비후보 등록을 동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탈당을 하라거나 징계를 하겠다는 것은 웃음을 유발한다"고 맹비난했다. 정치시그널>
박정훈 의원도 4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에 출연해 지도부의 징계 가능성 언급은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격려 방문했다고 윤리위 징계하면 한동훈 후보를 지지하는 우리 당의 절반 가까운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겠느냐"고 반문했다. 권순표의>
한 전 대표를 둘러싼 친한계와 지도부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진종오 의원이 부산에 거처를 마련하고 한 전 대표 지원 의사를 밝히자 장 대표가 진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해 논란이 있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가 '해당 행위'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며 단일대오를 촉구하고 있지만 내부 갈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장동혁·박민식 "한동훈과 단일화 없다" 단호한 입장 밝혀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중요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장 대표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모두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는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국민의힘은 5일 박 후보를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하며 북구갑 선거는 무소속의 한 전 대표와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민주당 후보와 함께 3자 구도가 형성됐다. 후보들 간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승리를 위해선 보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도부와 자당 후보 모두 선을 그은 것이다.
장 대표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 생각이 없느냐'며 단일화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이 원칙을 갖고 제명했던 사람"이라며 "제명 인사에 대한 연대와 다른 당과의 연대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예전에도 밝혔고, 지금도 그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 분열과 갈등의 시발점이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데서 시작했다'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의견을 언급하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 역시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꿈 깨라"며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6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꿈 깨라. 부산 사나이들은 '아싸리하다'고 표현하는데 이기든 지든 승부가 분명한 걸 좋아한다"며 "단일화는 한 후보 측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격시사>
그는 "이번 선거는 가짜 북구 주민과 진짜 북구 주민의 싸움"이라며 "저는 7살 때부터 북구에서 자라 지역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그렇게 단일화에 목매는지 모르겠다. 단일화를 주야장천으로 외치는 분들의 출처가 한동훈 전 장관의 측근들이다. 레퍼토리는 너무 진부하다"며 "단일화 또는 무공천, 연대를 주장하는데 이기든 지든 승부가 나는 것이 부산 정서"라고 주장했다.
부산 북갑 여론조사 하정우 38%·박민식 26%·한동훈 21%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38%,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26%,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21%의 지지도를 얻어 하 후보가 보수 진영 후보 두 사람 모두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3일까지 부산 북구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 후보의 가상대결 후보 지지도를 집계한 결과 하 후보가 38%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박 후보 26%, 한 후보 21%를 기록했으며 '없음·모른다'는 응답도 14%를 기록했다. 다만 해당 조사는 부산 북구갑에서 3자 구도가 확정되기 전 진행된 여론조사다.
하 후보와 한 후보 간 가상 양자대결에선 각각 43%와 30%를 기록해 하 후보가 13%p 차이로 크게 앞섰으며 뽑을 후보가 없다는 응답도 25%로 집계됐다. 하 후보와 박 후보의 양자대결에선 각각 46%와 36%로, 10%p의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한 후보와 박 후보의 보수 단일화에 대해선 찬성 39%, 반대 34%, 모름 및 무응답 27%로 찬반이 팽팽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찬성 64%, 반대 23%, 모름 및 무응답 13%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 단일화에 무게가 실리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3일까지 부산 북구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며,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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