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 세탁기 돌린 계부 항소심서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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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아이 세탁기 돌린 계부 항소심서 실형

일요시사 2026-05-06 17:47: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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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아동학대 범죄를 둘러싸고 처벌 수위와 조기 발견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영유아 피해자는 스스로 학대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만큼, 피해가 장기간 이어져도 외부에 늦게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세 살짜리 의붓딸을 세탁기에 넣고 작동시키는 등 학대한 40대 계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3부(부장판사 김일수)는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동거 중이던 사실혼 배우자의 딸 B양을 지난 2013년 12월부터 약 1년6개월 동안 10차례에 걸쳐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세 살이었던 B양을 세탁기에 넣은 뒤 기기를 작동시키고, 2층 난간에 매달아 떨어뜨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으켜 세워두거나, 소주 약 2잔을 강제로 마시게 한 뒤 팔굽혀펴기 자세를 시키기도 했다. A씨는 B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빌미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만 3~4세 무렵 피해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피고인의 범행이 피해 아동에게 매우 큰 고통과 부정적인 영향을 줬음이 명백하다”면서도 “범행 이후 피해 아동이 피고인과 분리돼 양육된 점, 피해 아동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 아동은 현재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보호자 측이 여전히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정황도 찾아보기 어려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장기간 반복 학대가 인정된 사안에서 징역 1년8개월의 실형이 국민 법감정과 괴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 아동이 세 살 안팎에 불과했고, 학대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가혹했던 데 비해 형량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취지다.

최근 아동학대 범죄를 둘러싼 엄벌 여론도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생후 4개월 영아가 학대 끝에 숨진 이른바 ‘해든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처벌 강화 요청에 관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8만1565명의 동의를 얻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아동학대 치사·중상해 범죄의 법정형 상향 ▲영아 대상 범죄 가중처벌 ▲반복 학대 가해자에 대한 감형 제한 ▲보호자에 의한 학대 범죄 처벌 강화 등의 요구가 담겼다.

다만 사망이나 중상해로 이어지지 않은 학대의 경우, 현행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있다.

아동복지법 제71조에 따르면 아동을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유기·방임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아동학대범죄 양형기준상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유기·방임 등의 권고 형량은 기본 6개월~1년6개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 논의와 별개로, 아동학대가 조기에 발견되기 어려운 구조에도 주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동학대는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징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 ‘2024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지난 2024년 기준 5만242건, 학대 판단 건수는 2만4492건으로 집계됐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2만603건으로 전체의 84.1%를 차지했고, 학대 장소는 가정 내 발생 사례가 82.9%(2만316건)에 달했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지난 2020년부터 5년간 매년 30~50명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4년에는 사망 아동 30명 중 6세 이하 영유아가 21명으로, 전체의 70.0%를 차지했다.

이에 정부도 위기 아동 조기 발견과 피해 회복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지난달 22일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과 함께 영유아·장애아동 학대 예방과 피해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평균 약 41명이었던 연간 아동학대 사망 수를 오는 2029년까지 30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예방접종 미접종, 영유아건강검진 미수검 등 의료기관 이용 이력이 확인되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5만8000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를 거부할 경우 일시를 지정해 2회 방문하고, 재방문에도 거부할 때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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