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품을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전략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접구매(직구)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K-뷰티·패션 등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역직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16.4% 늘어난 3조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국내 사업체의 역직구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1조5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3분기(1조428억원) 이후 4년 반 만에 1조원대를 회복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76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2552억원), 미국(2521억원)이 뒤를 이었다. 상품군별로는 화장품(6336억원), 음반·비디오·악기(1083억원), 의류·패션 관련 상품(93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구는 같은 기간 1조9789억원으로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직구 역시 중국(1조2276억원) 비중이 가장 컸다. 의류·패션(7872억원), 음·식료품(4157억원), 생활·자동차용품(1971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K-컬처 확산과 함께 한국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역직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번가는 다음 달 30일 기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운영을 종료하고 역직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같은 달 중순부터는 중국 징둥닷컴의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을 연다. 주문이 발생하면 판매자가 해당 상품을 11번가 물류센터에 입고하고, 나머지 운영 전반은 11번가가 지원한다.
지마켓은 알리바바 그룹의 동남아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역직구 시장을 공략 중이다. 입점 초기 7000여 셀러와 120만개 상품을 연동한 데 이어 3월 라자다를 통한 판매액은 두 달 전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지마켓은 라자다 연동 상품 수를 올해 안에 연초 대비 2.5배로 확대하고 동남아를 넘어 서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물류 기업과 플랫폼 간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진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과 손잡고 일본 역직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체 물류 인프라와 현지 인플루언서를 결합해 콘텐츠 기반 판매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콘텐츠→구매’로 이어지는 전환 구조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패션·뷰티 플랫폼들도 역직구 경쟁에 가세했다. 무신사는 정보 불균형이라는 역직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스토어에 해외 고객이 직접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글로벌 리뷰’ 기능을 도입했다. 카카오스타일은 K-뷰티 중심의 별도 역직구 플랫폼 ‘피요나’를 프랑스에서 시범 운영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과거 ‘지그재그 글로벌’ 철수 이후 약 2년 만의 재도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직구가 가격 경쟁력 중심이었다면, 역직구는 브랜드와 콘텐츠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K-컬처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플랫폼 간 역직구 주도권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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