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다. 이맘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빠짐없이 ‘소통’을 말한다. 시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한다.
하지만 전화번호조차 공개하지 않으면서 소통을 말한다면 이를 믿을 시민이 과연 있을까.
최근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후보 캠프 이야기다. 후보 연락처를 요청한 취재진에게, 캠프 측 홍보 관계자는 “후보 연락처를 알지 못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대변인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후보 전화번호를 물은 기자는 처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순간 되묻게 된다. 정말 처음인가. 아니면, 그동안 아무도 묻지 않았던 것인가.
정당 간판을 달고 치르는 선거다. 그것도 전국적 관심이 쏠린 재선거다. 그럼에도 후보와 연결되는 기본적인 통로조차 거부한다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언론 입장에서 후보와의 직접 소통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의혹이 제기되면 해명을 듣고, 공약의 실효성을 확인하며, 시민의 질문을 전달하는 게 기본 역할이다.
특히 지역 언론은 지역과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민심을 다루는 만큼, 소통의 중요성은 더 크다.
물론 정치인에게도 사생활 보호와 안전 문제는 중요할 수 있다. 무분별한 연락에 대한 부담 역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 대표급 인사가 직접 재선거에 뛰어든 이상, 공적 검증과 지역사회 소통에 대한 책임 역시 그만큼 무겁다.
더욱이 재선거는 일반선거보다 민심의 밀도가 높다. 갑자기 치러지는 만큼 유권자들은 후보의 진정성과 책임감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적인 연락창구조차 닫혀 있다면, 검증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 쉽다.
정치는 관계다. 유권자와 연결되지 않은 정치, 언론과 소통하지 않는 정치가 과연 시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전화번호 한줄이 본질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질문에 응답하려는 태도, 지역사회와 마주하려는 자세는 정치의 출발선이다. 대화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선거는 결국 시민들과의 약속이다. 보여주는 정치가 아니라, 소통하는 정치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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