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도서관서 고종 친서·헐버트 번역문 실물 확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을사늑약' 체결 직전 고종 황제가 당시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내려던 친서 원본이 121년 만에 발견됐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 의회도서관 루스벨트 문고에서 고종의 친서 원본과 고종의 밀사였던 호머 헐버트 박사가 작성한 영문 번역문을 발굴해 실물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헐버트 박사 회고록 등을 통해 내용만 전해지던 친서의 실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장으로 구성된 친서는 일제의 을사늑약 체결 압박이 거셌던 1905년 10월 16일 자로 작성됐다.
고종은 '대한 대황제'가 '대미합중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형식의 친서에서 "일본이 우리를 일본의 보호국으로 삼으려 할 뿐 아니라 병취(병합)하려 한다"며 이는 대한제국 자치권을 규정한 시모노세키 조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고종은 1882년 체결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비롯해 대한제국과 미국 간 우의를 강조하며 미국이 우리 한국이 독립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친서 종이에는 황실 상징인 오얏나무 무늬로 테두리를 둘렀으며 '황제어새'가 찍혔다.
이 어새는 헐버트가 1907년 헤이그 특사로 활약할 당시 고종이 내린 특사증(1906년 6월22일 자)과 고종이 조약 상대국 원수에게 보낸 친서(1906년 6월22일 자)에 찍힌 어새와 동일하다고 사업회는 전했다.
영문 번역문은 총 6장으로, 헐버트 박사가 주한미국공사관의 외교행낭을 통해 받은 친서를 손수 번역해 펜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사업회 설명이다.
헐버트 박사는 일본의 방해 공작 때문에 을사늑약 체결 이후인 1905년 11월 25일 국무장관 면담 자리에서 친서를 미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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