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정당 내부 갈등에 지지율 최저치 경신
극우 AfD는 지지율 1위
메르츠 "조기총선 기대 말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의 이른바 좌우 대연정이 6일(현지시간) 출범 1년을 맞았다.
좌우를 대표하는 두 정당이 사사건건 갈등하는 가운데 연립정부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지지율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연정이 곧 붕괴할 수 있다는 관측에 이번 의회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연정을 계속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전날 소속 정당 CDU 행사에서 "분명히 말한다. 소수 정부는 선택지가 아니다. 그리고 제발 누구도 재선거를 꿈꾸지 말아 달라. 그다음에 무슨 일이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속에서 선거 운동을 하면 당장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있느냐"며 "이 연정으로 성공하길 원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총선을 치러봐야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어렵고 몇 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경제 때문에라도 정국 불안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메르츠 총리는 그러면서도 "나는 몹시 인내해 왔다. (CDU·CSU) 연합은 지난 12개월간 수많은 타협을 했다. 타협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며 각종 개혁작업을 두고 갈등 중인 SPD에 양보를 요구했다.
연정 다수파인 중도우파 CDU·CSU 연합은 노동시간 유연화와 병가 규제, 사회보장 축소, 연금·의료보험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회민주주의를 핵심 이념으로 삼는 SPD의 반대에 번번이 부딪히고 있다.
SPD 공동대표이자 연방정부 노동장관인 베르벨 바스는 지난 1일 노동절 집회 연설에서 CDU·CSU 연합의 노동개혁을 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모든 이들에 대한 모욕이다. 냉소적인 인간 경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CDU·CSU 연합의 제안에 "계속 꿈꾸시라. 하지만 우리와 함께는 안된다"며 "우리나라의 사회적 평화에 대한 이런 정면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연정은 작년 2월 조기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CDU·CSU 연합과 제3당 SPD가 극우 AfD를 빼고 꾸렸다. 그러나 출범 이후 두 정당 모두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했고 최근에는 AfD가 지지율 1위로 CDU·CSU 연합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 설문에서 AfD는 지지율 27%로 CDU·CSU 연합(22%)을 오차범위 바깥으로 밀어냈다. SPD는 지지율 12%로 야당 녹색당(16%)에 이어 4위로 떨어졌다.
메르츠 총리의 직무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3%로 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에는 42%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된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대연정이 이번 연방의회 임기인 2029년 3월까지 버틸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독미군 감축 발표도 메르츠 총리에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츠 총리가 지난달 27일 "한 나라 전체(미국)가 이란 지도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판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메르츠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엔 주독미군을 유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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