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한국 사회적경제 모델이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생태계’ 사례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사회적 가치를 화폐로 측정해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모델은 글로벌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새로운 금융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글로벌 사회적기업 네트워크인 Social Enterprise World Forum(SEWF)와 공동으로 보고서 ‘Building Hybrid Ecosystems: Korea’s Experience and Global Lessons’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사회적경제 발전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글로벌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 사례로 제시했다.
▲ 정책 중심 넘어 시장·민간 참여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적경제는 시민사회 중심 활동에서 출발해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빠르게 제도화됐다.
정부는 인증제와 보조금 공공조달 등을 통해 생태계 기반을 구축했고 그 결과 단기간 내 촘촘한 제도적 기반을 갖춘 사회적경제 구조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정책 중심 구조를 넘어 민간 기업과 시장 참여가 확대되며 정부·시장·시민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적경제를 “완성된 모델이 아닌 진화 중인 실험적 생태계(Living Laboratory)”라고 평가했다. 고도화된 산업 환경에서도 사회적경제가 경제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 “사회적 가치도 돈 된다”…SPC 모델 주목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사례는 SK그룹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2015년 도입한 SPC(Social Progress Credit·사회성과인센티브)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그 결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다.
보고서는 SPC가 기존 보조금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연결한 혁신적 금융 메커니즘이라고 평가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 현금 보상 → 재투자 → 추가 사회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임팩트 루프(Impact Loop)’를 실질적으로 구현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대표 사례로는 AI 기반 재활용 로봇 기업 SuperBin이 소개됐다. 이 기업은 6년간 약 75억원 규모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고 약 16억원의 SPC 인센티브를 수령했다.
취약계층 고용과 자원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는 Comwin은 9년간 약 116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약 16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받았다.
정신건강 플랫폼 토닥토닥 협동조합 역시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를 통해 약 48억원 규모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7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 “대기업이 생태계 공동 설계”…한국식 모델 차별화
보고서는 캐나다 퀘벡과 영국 스코틀랜드 등 글로벌 사회적경제 선진 사례와 비교해 한국 모델의 차별성도 분석했다.
퀘벡이 협동조합 중심 구조 스코틀랜드가 지역 자산 기반 생태계를 발전시켰다면 한국은 정부 주도 정책과 대기업 협력 모델이 강점으로 꼽혔다.
특히 대기업이 단순 기부를 넘어 생태계 공동 설계자로 참여하는 구조와 SPC 같은 성과 기반 금융 시스템은 국제적으로도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한국 모델이 기존 사회적경제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자금 조달과 확장성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내년 서울서 글로벌 행사 개최
한국 사회적경제 모델 확산을 위한 글로벌 행사도 서울에서 열린다.
오는 2026년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Seoul에서는 SEWF가 주관하고 사회적가치연구원이 협력하는 ‘SEWF 에코시스템 리더십 익스체인지(Ecosystem Leadership Exchange)’가 개최된다.
행사에는 글로벌 정책 담당자와 사회적 금융 전문가 생태계 리더들이 참여해 한국 사회적경제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정책 적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정몽구재단 MYSC 한국국제협력단 등이 공동 주관 기관으로 참여한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한국 사회적경제가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라며 “SPC를 포함한 한국의 사회연대경제 경험을 글로벌 협력 모델로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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