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법 8년, CPR ‘선별화’ 뚜렷···회복 가능성 높은 환자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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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법 8년, CPR ‘선별화’ 뚜렷···회복 가능성 높은 환자에 집중

투데이코리아 2026-05-06 16:5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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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집단행동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한 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 병실이 텅 비어있다. 사진=뉴시스
▲ 정부가 집단행동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한 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 병실이 텅 비어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 시행 이후 의료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이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시행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료현장에서는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줄면서 중환자 치료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오탁규·송인애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병원에서 CPR을 받은 성인 환자 38만488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연구팀은 제도 시행 전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2018년을 제외하고 CPR 발생 양상과 사망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법 시행 이후 CPR 환자의 상대적 사망 위험도는 0.90으로 나타나 시행 이전 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CPR로 생존율이 높아졌다기보다, 시술 대상이 선별되면서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집중된 결과로 해석했다.

중환자 진료 현장의 부담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법 시행 이전 병원 내 심정지 및 CPR 건수는 인구 10만명 당 연평균 6.5건씩 증가했지만, 시행 이후 증가 폭은 1.1건 수준으로 크게 둔화됐다.

연구팀은 이를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시행되던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이 줄어들고, 제한된 의료자원이 보다 필요한 환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로 전환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탁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중환자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자원 배분 개선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향후에는 양적 확대를 넘어 환자·가족·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는 ‘공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중환자의학회 공식 학술지 크리티컬 케어 메디슨(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됐다.

한편, 제도 확대와 함께 연명의료 결정 주체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연명의료 유보·중단 이행 건수는 50만622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환자 본인이 직접 결정한 비율은 44%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환자 의사 반영 비율을 2028년까지 56.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단순한 수치 목표 중심 접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성근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연명의료 중단은 단순히 비율을 높이는 문제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며 “임종 시점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여전히 현장 혼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결정권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통계적 목표보다 연명의료 개념과 임종 과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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