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교육자치 근간 흔들고 교육행정 신뢰 훼손…합당한 처벌 필요"
신 교육감 "이익 약속하고 뇌물 받은 적 없어…전 대변인 단독 행동"
법정 밖 "출마 자격 없어" vs "선거 개입 중단" 공방…6월 17일 선고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불법선거운동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신경호 강원교육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6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 교육감 등의 교육자치법 위반 및 사전뇌물수수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과 추징금 3천500여만원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행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한 피고인들에게 죄질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 교육감 측은 이 사건을 '정치브로커 전 교육청 대변인 이모씨의 단독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사건의 본질은 피고인이 전직 교사 한모씨에게 자리를 약속하고 대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이씨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고인의 권한을 차용함으로써 영향력을 과시한 행동"이라며 "이씨와 짜고 한씨에게 이익제공을 약속하고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 교육감은 "지난 4년간 정말 열심히 해왔다. 이제 아이들이 꿈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인 점을 들어 "선거를 멋지게 치르고 심판을 받겠다"며 선고 기일을 지방선거일 이후로 지정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지방선거 전 판결 선고 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인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오는 6월 17일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신 교육감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신 교육감은 "그 누구에게도 선거운동을 대가로 자리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씨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 '잘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것은 "내가 잘 될 것이니 도와달라는 얘기였다"며 "이씨가 한씨에게 자리를 약속하는 말을 한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이씨 역시 "오로지 신 교육감이 적임자라는 순수한 믿음 하나로 도왔고, 고교 동창인 한씨가 캠프에 합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를 끌어내고 싶었고, 캠프 내 입지를 공고히하고 싶어 한 행동"이었다며 신 교육감과 공모한 적이 없고, 정치 브로커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한씨에게 건넨 말은 신 교육감과 논의한 것이 아닌 저의 못난 허세와 과장"이라며 선처를 구했다.
이날 재판에 앞서 춘천시민연대와 비리 교육감 퇴출 강원시민운동본부는 회견을 열고 "지방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후보자 자리에서 내려와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품격과 자세를 보여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강원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회견을 열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사법부 겁박과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신 교육감은 불법 사조직을 설립해 선거운동(교육자치법 위반)을 하고 교육감에 당선되면 교육청 소속 공직에 임용시켜주거나 관급사업에 참여하게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사전뇌물수수)로 2023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교육청 전 대변인 이씨와 함께 2021년 7월∼2022년 5월 선거조직을 모집해 선거운동 단체채팅방을 운영하고,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선거운동을 위한 사조직을 설립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와 함께 2021년 6월∼2022년 5월 교육감에 당선되면 선거운동 동참에 대한 보상으로 전직 교사였던 한씨를 강원교육청 체육 특보로 임용시켜주겠다고 약속한 혐의도 있다.
당선 시 강원교육청 대변인으로 임용시켜주는 대가로 이씨로부터 2021년 11월 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비롯해 이씨와 함께 금품을 수수한 행위 4건 등 총 5건의 뇌물수수 혐의도 더해졌다.
1심은 이 사건의 핵심 증거로 활용된 전 교육청 대변인 이씨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대한 검찰의 수집은 위법하다고 보고 뇌물수수 5건 중 4건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불법 사조직을 설립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신 교육감의 경우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뒤에 기소가 되었으므로 면소로 판결했다.
다만 이씨와 공모에 한씨에게 이익제공을 약속하고, 한씨로부터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신 교육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신 교육감이 제공받은 500만원과 73만5천원 상당의 리조트 숙박권 등 총 573만5천원에 대한 추징 명령을 내렸다.
교육자치법이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므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돼 교육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 제한 등 불이익을 받는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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