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뒤집힌 아이돌봄 정책... 정책 신뢰도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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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뒤집힌 아이돌봄 정책... 정책 신뢰도 논란 확산

베이비뉴스 2026-05-06 16:12: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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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돌봄 광역지원센터가 아이돌보미를 직접 채용하고 근로계약 체결과 근무 관리까지 맡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지난 3월 12일 국회를 통과하고, 4월 7일자로 공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약 6년 전 성평등가족부(당시 여성가족부)가 아이돌보미 자격 관리와 채용 이후 교육·근무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광역지원센터 중심의 통합 관리 체계를 도입했지만, 제도가 충분히 자리 잡기도 전에 다시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정책 일관성과 신뢰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동계는 제도적 보완 없는 체계 환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지난해 11월 19일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아이돌봄 민간기관등록제 반대 및 장기근속장려금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지난해 11월 19일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아이돌봄 민간기관등록제 반대 및 장기근속장려금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 법·현실 괴리 드러난 아이돌봄 체계... 결국 ‘원점 회귀’

광역지원센터 중심 체계 이전에는 개별 서비스기관이 아이돌보미 채용과 근무 관리, 보험 가입, 이용 가정 연계 등 대부분의 업무를 직접 맡아왔다. 그러나 아이돌보미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격 관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이용 수요 증가로 기초지자체 단위 서비스기관의 인력과 운영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인력을 광역 단위로 통합 관리하고 수급을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2020년 5월 법 개정을 거쳐 2022년 1월부터 시·도지사가 광역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며 이와 함께 기존 서비스기관이 맡아오던 아이돌보미 채용과 근로계약 체결, 복무 관리 등의 업무도 광역지원센터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는 현실적·법적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서비스기관 중심 체계로의 재조정을 촉발했다.

우선 법적으로 보면, 광역지원센터가 아이돌보미를 채용해 고용하고 서비스기관이 현장에서 업무를 지시·관리하는 구조는 ‘근로자 파견’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즉, 한 기관이 고용한 노동자를 다른 기관이 실제로 지휘·감독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돌봄 업무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허용한 파견 가능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구조가 유지될 경우 법 위반, 즉 ‘불법 파견’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법제처와 노무법인 자문에서도 “광역지원센터와 서비스기관 간 관계는 파견에 해당할 수 있고, 해당 업무는 파견이 허용되지 않아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현실적으로도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광역지원센터가 광역 단위의 대규모 인력을 직접 채용·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당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서비스기관이 채용과 복무관리, 보험 가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서울, 울산 등 일부 시·도에서는 광역지원센터조차 지정되지 않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둘러싸고 2022년에는 아이돌보미 등 319명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여성가족부가 법 개정 과정에서 법적 쟁점과 현실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광역지원센터 지정 및 인력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법과 현실의 괴리, 파견법 위반 가능성, 감사원 지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이돌보미 채용과 근로관리의 주체를 다시 서비스기관으로 환원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9월 제출된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상임위원이 작성한 「아이돌봄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는 이번 개정안이 “불가피한 입법조치로 보인다”고 적시됐다.

◇ “책임도 없이 되돌리기” 노동계 반발 확산... 제도 보완 대신 후퇴 비판

노동계의 반발은 거세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광역지원센터가 아이돌보미 수급계획 수립뿐 아니라 직접 근로계약 체결과 복무관리까지 수행해야 한다며 현행 체계 유지에 힘을 싣고 있다. 고용과 관리 주체를 광역 단위로 일원화해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지역 간 처우 격차를 줄이며 노동조건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노조는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제도적 보완책 없이 구조를 되돌린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봉근 공공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법을 시행했으면 법대로 해야 하지 않냐. 다만, 법을 개정하려면 그에 맞는 합리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최초 도입 취지를 봤을 때 지금은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책임지지 않고 법만 바꿔버린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최소한 광역지원센터 안에 아이돌보미 시군구 서비스 제공 협의체라도 논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하는데, 이렇게 그냥 바꿔버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그동안 정부에 법 조항에 문제가 있다면 광역지원센터의 기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예컨대 아이돌보미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현행 체계를 유지·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법 개정 논의 자체를 전면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광역지원센터 기능 보완 등 후속 대책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고, 노조는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이나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년 동안 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 아무도 법을 다시 개정하는 과정에서 책임지지 않는 것, 그리고 사과 한마디 없는 이 행태에 너무나 분노를 느낀다"며 "법을 개정했다가 그것이 준수가 안되니, 다시 그것을 취소하는 법 개정안을 제안한 정부,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인 국회 모두 아이돌봄사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용자가 변경되어 버린 아이돌봄사에게 공식 사과하라"며 본래의 법 개정 취지를 살린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 배경에 대해 “광역지원센터에서 직접 고용·관리 기능보다는 지원 기능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주었고, 현장의 운영 구조와 여건을 고려할 때 제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와의 협의 사안에 대해서는 “노조와는 분기별 간담회를 이어왔고, 올해 2월 간담회에서도 해당 법안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며 “의견 수렴 없이 개정을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당시 노조 측에서도 법 개정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고, 관련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검토해 개정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 취지와 관련해 노동계가 우려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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