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일감 싹쓸이 기회인데…이재용 빅베팅 찬물 뿌린 '삼성물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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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일감 싹쓸이 기회인데…이재용 빅베팅 찬물 뿌린 '삼성물산 리스크'

르데스크 2026-05-06 15:5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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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의 제품 중심 혁신 예고로 글로벌 부품 업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당초 최대 수혜자로 지목됐던 삼성전자에게 악재로 작용할 만한 사안이 등장해 주목된다. 지난 2월 테일러 팹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때문이다. 공급망의 안전 관리 책임을 엄격하게 따지는 애플의 과거 전력에 비춰볼 때 이번 사고의 책임 수위에 따라 최악의 경우 애플이 삼성전자를 공급망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재무통➞기술통 애플 CEO 교체 예고에 반도체 호재 전망, 삼성전자 美 공장 수혜 기대감

 

20일(현지시간) 애플은 공식 발표를 통해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CEO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75년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과를 전공한 그는 2001년 애플에 입사해 25년 넘게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등 주요 제품의 설계를 담당한 인물이다. 그의 CEO 취임 시기는 오는 9월이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향후 애플이 제품 본연의 기술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과거 경영의 효율성과 재무 안정성을 강조했던 팀 쿡 전 CEO 시절과는 전혀 다른 애플이 탄생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팀 쿡 CEO는 안정적인 경영을 토대로 시가총액과 매출을 각각 4배 이상 키워냈으나 아이폰을 이을 차세대 디바이스를 개발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는 사이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의 고도화 실패와 핵심 인력 이탈 등으로 뚜렷한 반전 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터너스 CEO 내정자는 과거 애플 실리콘 전환 프로젝트 당시에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 간 유기적 협업을 주도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아이폰과 맥 등 주력 제품군을 넘어 비전 프로, 로보틱스 등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신사업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 애플의 제품 혁신 예고로 글로벌 부품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당초 최대 수혜 기업으로 지목됐던 삼성전자에 예상치 못한 악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0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신형 맥북 프로를 소개했던 존 터너스 애플 차기 CEO. [사진=AFP/연합뉴스]

 

향후 애플이 제품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부품업계의 수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려면 '두뇌' 역할을 하는 고성능 반도체 칩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50조원 가량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이하 테일러 팹)에서 고성능 AP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테일러 팹은 4나노미터(4nm) 이하의 미세 공정을 담당하는 공장으로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현지 고객사들의 일감을 수주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돼 왔다.

 

현재 아이폰용 AP 전량을 대만 TSMC에 위탁하고 있는 애플이 미국 정부로부터 자국 생산 부품 사용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수혜 가능성을 드높이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중화권에 생산 거점 다수를 둔 애플을 직접 언급하며 부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현재 TSMC는 애리조나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긴 하지만 해당 공장은 인력 수급과 공정 지연 문제로 인해 실제 완공 시점이 2029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의 북미 최대 생산 거점인 텍사스 오스틴 캠퍼스와 무려 1650km나 떨어져 있다. 트럭 운송 시 주(State) 경계를 두 번 넘어야하며 16시간 이상을 주행해야 하는 거리다. 또 주가 다르기 때문에 물류 행정이나 규제 역시 별도 고려 대상이다. 반면 삼성전자 테일러 팹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내 제조 원칙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텍사스 오스틴 캠퍼스와의 거리도 약 50km 밖에 되지 않는다. 자동차로는 고작 40분 정도 되는 거리다. 맥 프로(Mac Pro) 조립 시설이 있는 애플의 글로벌 물류 허브인 휴스턴 공장 역시 텍사스주에 속해 있다.

 

공장 짓던 삼성물산 하청 직원 사망 사고 발생, 美 노동부 판결 따라 애플 외면 가능성

 

▲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오전 삼성전자 테일러 팹 건설 현장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 미국 계열사의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 테일러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그런데 최근 미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가진 각종 이점이 실제 수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테일러 팹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유독 중요하게 여기는 애플이 공장 안전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인 삼성전자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미국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직업안전보건청(OSHA)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오전 삼성전자 테일러 팹 건설 현장에서 환기 및 냉방 시스템 작업을 하던 삼성 E&C 아메리카의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 E&C 아메리카는 삼성전자 테일러 팹을 건설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미국 계열사다. 사고 직후 OSHA는 즉각 현장에 나가 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조사는 진행 중(Open)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테일러 시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장 관계자들과 지역 긴급 구조대, 테일러 경찰서와 소방서가 곧바로 사고 현장에 도착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글레이즈 삼성전자 대변인은 "삼성전자와 모든 현장 관계자들은 현지 당국 및 규제 기관과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OSHA의 사고 등급 판정 결과다. OSHA는 안전 위반 등급을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하며 각 단계에 따라 행정적·경제적 제재를 달리 하고 있다. ▲근로자의 건강이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는 '경미한 위반'(Other-than-Serious)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거나 실제 근로자가 사고로 인해 사망이나 중상으로 이어진 경우는 '중대한 위반'(Serious) ▲규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근로자 안전에 대해 무관심을 보인 경우는 '고의적 위반(Willful)'으로 분류된다.

 

▲ 삼성 E&C 아메리카 OSHA 위반 내역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또한 과거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비슷한 사고가 다시 적발될 경우 '반복 위반'(Repeat)으로 가중 처벌 대상이 되며 이 경우에는 벌금이 수배 이상 크게 늘어난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위반' 이상의 처벌이 가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테일러 팹 건설을 담당한 삼성 E&C 아메리카가 과거에도 사업장 안전 및 보건 위반으로 OSHA로부터 '중대한 위반' 판정을 받은 전례가 있다는 점은 가중 처벌 가능성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OSHA에 따르면 삼성 E&C 아메리카는 지난 2021년 6월 24일 괌 망길라오 지역의 전력 및 통신 라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중대한 위반' 판정을 받았다. 당시 삼성 E&C 아메리카에겐 8601달러(한화 약 1300만원)의 벌금 처분이 내려졌다. OSHA의 행정 지침에는 5년 이내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 사항이 다시 적발된 경우 '반복 위반' 등급이 적용될 수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애플이 협력사뿐 아니라 협력사가 관리하는 작업 현장 전체의 안전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철저히 관리하기로 유명하다는 점이다. 애플은 매년 '공급망 책임 보고서(Supplier Responsibility Report)'를 발표하며 공급망 안전 기준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심각한 안전 기준 위반이 발생할 경우 계약 종료까지 포함한 조치를 취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지난 2020년 애플은 공급망 점검 과정에서 대만의 전자기기 위탁 생산 기업인 페가트론의 일부 공장에서 작업자 교육 및 안전 관리 체계 미흡, 노동 규정 위반 등의 문제를 확인하고 해당 업체를 '프로베이션(probation)' 상태로 지정한 뒤 신규 프로젝트 배정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근로자 사망사고와 같은 대형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조치였다. 당시 애플은 안전 관리 체계의 미흡이 잠재적인 산업 안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 관련업계에선 공급망 안전 관리에 엄격한 애플의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사고 책임 수위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의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한 애플 매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3년 2월에는 인도 티루파티에 위치한 애플의 아이폰 충전 케이블 공급사인 폭스링크(Foxlink)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체 시설의 약 50%가 붕괴되고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현장 조사 결과, 화재 확산을 막아야 할 내부 소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관리 부실 문제가 드러나났다. 이후 애플은 즉각적인 현장 점검과 함께 기존 감사 체계를 강화하는 등 공급망 안정을 위한 강력한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 테일러 팹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OSHA의 사고 등급 발표는 오는 8월 초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연방법(29 CFR 1903.14)에 따르면 OSHA는 작업장 사고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날로부터 최대 6개월 이내에 위반 사항에 대한 통지서(Citation)를 발급해야 한다. 통지서에는 위반 등급, 위반된 규정, 벌금, 시정 기한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만약 회사가 OSHA의 통지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행정심판 절차로 넘어간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영 스탠다드는 하청업체의 사고조차 원청기업의 책임으로 간주하는 수준까지 엄격해졌다"며 "현재 OSHA 조사가 진행 중이라 결과를 섣불리 예견할 순 없지만 기업은 현지 법규를 철저히 준수함은 물론,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컴플라이언스임을 명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관리 역량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테일러 팹 노동자 사망사고는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사고 경위 등은 미국 현지 기관에서 파악 중이며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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