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폭발한 ‘HMM 나무’호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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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서 폭발한 ‘HMM 나무’호 향방은?

한스경제 2026-05-06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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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적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사흘째인 6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HMM 나무’호의 진수식 장면./한국선급 홈페이지 캡쳐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적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사흘째인 6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HMM 나무’호의 진수식 장면./한국선급 홈페이지 캡쳐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한국시간) 호르무즈 해협 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이 운용하는 중형 벌크선 ‘HMM 나무(HMM NAMU)’호의 선미 좌현 부분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구역은 선박의 기관실이 위치한 곳이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 국적 선원 6명과 외국 국적 18명 등 총 24명의 선원 승선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발생 40시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폭발·화재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HMM 나무호의 향후 조치에 업계는 물론 전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HMM과 해운업계, 관계 당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후 선원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기관실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4시간여만에 자체 진화에 성공했다. 완진 여부를 선내 CCTV로 확인한 후 기관실에 진입해 육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소화에 사용된 이산화탄소를 빼내는 작업이 원활하지 않아 현재 나무호의 기관실 진입은 불가한 상황이다.

HMM은 예인선을 이용해 나무호를 두바이항으로 이동시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수리 및 정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 폭발·화재 따른 선체 '파공' 여부 공방

일부 언론에서 폭발 및 화재로 인한 선체 파공(破孔·구멍이 뚫림)이 없다고 보도한 데 대해 HMM 관계자는 “파공 여부도 현재로썬 확인이 어렵다”며 “나무호 선원들은 선체가 파공됐는지 식별은 물론 탐지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부위 파공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잠수부를 동원해 수중에서 확인하거나 예인선이 선박을 끌어서 두바이항으로 옮긴 후 수리조선소 도크 위에 배를 올려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청와대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마친 후 “한국선급(KR) 두바이지부 인력을 즉시 파견해 (나무호에 대한) 안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해양수산부 산하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도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R은 국제선급연합회(IACS) 정회원으로 선박의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검사와 인증을 한다. 사고 선박은 KR의 선체 검사와 승인을 거쳐 수리 작업을 할 수 있다.

▲ 한국선급·중앙해심원·소방청 전문가 현지 급파

현재 HMM과 정부는 나무호를 두바이항까지 이동시킬 예인선을 수배 중이다. 3만8000DWT(재화중량톤수)급인 나무호를 끌어서 두바이항까지 옮길 고(高)마력·고사양의 특수 예인선을 구해야 하지만 현지 상황이 평시가 아닌 전시 상태인 만큼 확보에는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쟁점인 폭발·화재의 원인을 놓고 선사인 HMM과 해운업계, 선원 단체, 정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구구한 억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해상 위험관리업체 등은 외부 공격뿐 아니라 기뢰 접촉이나 내부 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취재를 종합해 보면 현 시점에서 이번 사고가 외부 공격에 따른 폭발 및 화재인지 나무호 선박 내부(기관실) 문제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고 당시 선원들이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고 정박한 상태였고 나무호가 작년에 진수, 올해 1월 운항에 투입된 신조 선박임을 감안할 때 내부적 요인 대신 외부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미군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연계...외부 공격설 제기

실제 일부 매체는 선박 화재의 대부분이 운항 중 혹은 용접 같은 화기 작업을 하다가 발생하며 사고 당시 위험물질이나 화물을 적재한 상태도 아닌 만큼 (선박의) 내재적 요인으로 폭발 및 화재가 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선원 노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당일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의 통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 것도 외부 공격설에 힘을 싣는 형국이다. 나무호는 사고 발생 당시 UAE 움알쿠와인 해역에 있었는데 이날 이란이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대응 차원에서 순항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UAE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란의 통제 범위를 확대한 새로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지도를 공개했고 움알쿠와인 해역 일대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나무호가 프로젝트 프리덤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다가 화를 당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나무호의 폭발 및 화재 사고를 이란의 공격으로 단정 지으며 한국의 미군 주도 해상 작전 참여를 강하게 압박했다.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와 HMM 측의 신중한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HMM 관계자는 “사고 당시 나무호는 UAE 인근 해역에 화물을 싣지 않은 채 정박 중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독자 항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체의 파공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공격설 운운하는 것은 앞서 나가도 너무 앞선 것 이며 이번 사태 해결에 어떠한 도움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독자 항해 중 이란 공격”...해상 연합작전 참여 압박

여기에 나무호 선원들의 향후 거취 문제와 관련 확인되지 않은 풍문까지 돌고 있다. 나무호가 두바이항으로 옮겨지면 한국 국적의 선장과 기관장, 1항사 등 간부 선원 6명이 귀국할 것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 HMM 관계자는 “두바이항 이전 후 간부 선원들의 하선을 포함, 선원들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언급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로썬 예인선이 바다 한 가운데 떠 있고 자력 항해가 불가한 나무호를 두바이까지 이동시켜 항만 수리조선소 도크 입거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상당 시일이 지나야 파공 여부 확인, 사고 발생 원인의 정확한 규명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사 분야 전문가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정박 중인 배에서 특별한 움직임 없이 자체적으로 큰 폭발과 화재가 났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외부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현재 단계에서는 선체 점검과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두바이항 이동 후 파공 여부·정확한 원인 규명 가능

이어 “호르무즈 해역처럼 군사·정치적 긴장이 수시로 교차하는 구간에서는 선사 차원의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해수부·외교부·재외공관이 연결된 범정부 차원의 외교적 대응 체계가 보다 정교하게 가동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HPWS조선소에서 진수된 나무호는 길이 182m, 선폭 30m 규모의 다목적화물선(MPP)이다. 이 선박은 일반적인 규격의 컨테이너로 운반하기 어려운 초대형 플랜트 설비, 초중량 특수 화물 운송에 특화돼 있으며 갑판에 자체 하역용 크레인이 탑재돼 있다.

HMM의 사선인 나무호는 파나마 국적으로 등록돼 운항 중이다. 취재 결과 파나마는 선박의 ‘기국(Flag State)’일 뿐 선주·운항 선사 모두 HMM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에서 말하는 기국은 선박의 국적이 등록돼 있는 국가로 통상 선박을 자국 내에 등록해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선주들에게 세금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나라를 지칭한다.

선주 입장에선 이런 나라(기국)를 ‘편의치적국’이라고 한다. 편의치적(flag of convenience)은 선주(해운기업)가 운영 선박을 자국이 아닌 규제가 약한 제3국에 등록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편의치적을 통해 선주는 유연한 다국적 선원 고용과 세금 절감 혜택 등을 누릴 수 있으며 대부분의 선주사들이 편의치적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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