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사회주의 색채를 일부 완화하고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6일 통일부 기자단 대상 전문가 간담회에서 지난 3월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관련 동향을 분석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 교수는 개정된 북한 헌법에 대해 “가장 큰 첫인상은 북한이 정상국가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전체적인 헌법 체계를 새롭게 디자인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헌법 서문에서 기존의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표현이 삭제됐고,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표현 역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사회주의 자립적 민주경제 노선이라는 표현도 단순히 자립적 민주경제 노선으로 수정됐다”며 “전반적으로 일반 국가 헌법 형태에 가까워지려는 변화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 관련 표현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으로 꼽혔다.
이 교수는 “헌법에서 ‘무상치료’, ‘세금 없는 나라’ 등의 표현이 삭제됐다”며 “탈북민 증언 등을 종합하면 사실상 세금 체계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원리가 상당 부분 수용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헌법 내 전투적 표현들도 상당수 삭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헌법 수준의 문서에 적절하지 않은 강경 표현들이 줄어들었고, 굳이 사회주의적 성격을 강조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강조해왔지만 이번 헌법 개정에서는 관련 표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됐다.
이 교수는 “영토 조항 신설과 국가성을 강조하는 내용은 강화됐지만 ‘적대적 관계’나 ‘교전국 관계’ 같은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며 “남북 평화공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일부 엿볼 수 있는 헌법 개정안”이라고 평가했다.
새롭게 신설된 영토 조항에는 북한의 주권 영역과 해당 영역의 ‘불가침성’이 명문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한 강화도 주요 특징으로 꼽혔다.
개정 헌법에서는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처음으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서 배치됐으며,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 역시 국무위원장에게만 부여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국무위원장의 책임 및 소환 관련 내용은 삭제됐고, 권한은 더욱 강화됐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국무위원장 중심 체제가 더욱 공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무위원장의 핵사용 권한이 처음으로 헌법에 명시됐고, 모든 무력에 대한 통솔권과 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권한 위임 근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코리아이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