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서로의 취약점에 공세를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권은 조작기소 특검법, 국민의힘은 '윤어게인' 공천이 그 지점이다. 영남권과 서울을 포함해 경합으로 나타나는 지역에서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각 이슈의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민주당에서) 대통령 죄를 지우겠다고 공소취소 특검까지 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자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계속 있어도 되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날인 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소 취소를 한다고 지은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을 만만하게 보다가 감옥에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은 소속의원 31명의 명의로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고,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여기에는 특검에게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소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불거졌다.
박형준(부산)·김두겸(울산)·박완수(경남)·추경호(대구)·이철우(경북) 등 PK·TK 시도지사 후보 5명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공소취소 특검법을 규탄했다. 오세훈(서울)·양향자(경기)·유정복(인천)·김진태(강원)·김영환(충북)·양정무(전북)·최민호(세종)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전날 한 자리에 모여 이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에 해당 법안 철회를 공식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는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민주당은 특검법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청래 대표는 "정치 검찰이 허위 조작으로 기소해 처벌하려 했다면 그것 자체가 범죄"라면서도 "특검 시기는 당청이 조율하고 의원 및 당원들의 뜻도 물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한 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청와대에서 급하게 내놓은 입장의 결론은 끝까지 반드시 공소 취소는 하되 시간만 좀 늦춰보라는 이 대통령의 명령"이라며 "국민들이 속내를 다 알아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니까 일단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고리로 정부·여당 심판론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 친윤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점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보유했던 내란 정당답게 내란 맞춤형 공천"이라며 "12·3 비상계엄 내란에 이은 6·3 윤어게인 공천, 제2의 내란 공천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차라리 윤석열도 옥중 공천하라"고 비꼬았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내란 세력에 대한 확실한 최후의 심판을 국민들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고, 황명선 최고위원도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 부역자들에게 다시 공직의 문을 열어주는 후안무치한 내란 옹호 정당"이라고 국민의힘을 몰아세웠다.
앞서 국민의힘은 추경호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데 이어 이용 전 의원을 경기 하남갑,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 달성,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을 울산 남갑에 각각 단수공천했다. 추 의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이 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수행실장 출신이다. 이 전 위원장은 '윤어게인이 범죄자인가', 이 전 부위원장은 '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각각 발언한 바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공천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의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장 대표는 5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고 전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공천을 진행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공천 배제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예비후보 등록과 출마선언을 무기한 연기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당시 비서실장이라는 최측근 자리에 있었던 인사가 선거에 나서는 건 보편성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들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서 끝까지 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당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면서도 공천 배제 움직임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추 의원이 내란 관련 재판 중임에도 공천된 것을 언급하며 "공당의 공천에 무슨 원칙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과 연관된 다른 공천자들과의 형평을 고려해 달라"며 "윤석열 정부의 몰락에 공동책임을 져야할 집단은 집권여당과 지도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여야가 서로의 치부를 과녁 삼아 맹공을 주고받는 가운데 민심의 추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른바 보수진영 또는 국민의힘에게는 동아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영남 지역 같은 경우에는 격차가 좁혀진다는 전제하에 이 부분이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원석 전 의원은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윤어게인 공천' 논란과 관련해 "정 전 의원을 공천하면 (국민의힘은) 진짜 망할 거고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손가락질 많이 받을 것"이라며 "밖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국민의힘은 그냥 '윤어게인'으로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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