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정신질환 비율, 여성이 더 높다…“패러다임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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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정신질환 비율, 여성이 더 높다…“패러다임 전환해야”

투데이신문 2026-05-06 11:0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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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진행된 3.8 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여성노동자_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공공운수노조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4월 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진행된 3.8 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여성노동자_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공공운수노조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여성 노동자의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보다 더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젠더리뷰 2026년 봄호 제80호’에 실린 ‘모두를 위한 산업안전보건: 표준을 넘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9%, 고용률은 62.1%로 해마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과 같이 2020년 2만 7000여건이던 여성의 산재는 매년 늘어 2024년 4만3000여 건으로 약 1.6배 늘었다.

보고서는 “여성은 주로 서비스, 돌봄, 보건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분야는 전통적으로 건설업이나 제조업 등에 비해 위험하지 않거나 덜 위험한 일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여성들은 일터에서 성희롱을 포함하는 언어폭력, 직장 내 괴롭힘, 직무스트레스 등과 같은 사회·심리적 유해요인, 반복 작업과 부적절한 자세, 중량물 취급과 같은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생물학적·화학적 유해요인 등 다양한 직업적 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건강 문제 또한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 노동자의 산업재해는 남성 노동자와 구분되는 몇 가지 특성을 보인다.

여성 노동자의 산업재해는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의 질병 재해 가운데 71.1%는 ‘기타의 사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해당 부문에는 음식·숙박업을 비롯해 전문·보건·교육 서비스업,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이 포함된다.

질환 유형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인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신질환과 감염성 질환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집계된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자료’를 보면 남성의 산업재해자 수(46만3769명)는 여성(14만3709명)보다 3배 이상 높았으나 정신질환의 경우 여성(1048명)이 남성(1006명)과 비교해 많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돌봄, 콜센터, 서비스 직종과 같이 여성 노동자가 다수인 일터에서 감정 노동은 업무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핵심적인 노동이자 주요한 직업적 유해요인”이라며 “임신 및 수유기 노동자는 특정 화학물질, 방사선, 감염성 인자, 야간·교대근무, 중량물 취급, 직무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조산, 유산,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망 재해 양상 역시 차이를 보였다. 여성 노동자는 사고보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사고 사망의 경우 남성은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처럼 여성과 남성의 산업재해 양상에 차이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유는 여성과 남성이 업종별, 직종별로 분리돼 있으므로 인해 각기 다른 직업적 유해요인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또 일반적으로 같은 일터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유해요인에 동일한 수준으로 노출돼 같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성별, 연령, 인종, 고용형태, 직위 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의 차이는 노출의 차이를 유발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건강 문제의 차이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 산업안전보건 관련 정책과 제도는 건설업의 사고 사망, 제조업에서의 급성 중독사고 등과 같은 남성 다수 영역의 재해에 초점을 맞춰왔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또 예방 대책 마련 과정에서 설정된 ‘표준’ 역시 건강한 성인 남성의 신체 치수와 생리적 특성을 기준으로 삼아왔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일터에서 발생하는 여성노동자의 건강 문제는 긴급성과 중요성이 낮은 것으로 취급돼 온 탓에 여성들이 작업장에서 마주하는 유해·위험요인 및 업무 관련 건강 문제는 정책적인 우선순위로 설정되지 못했다”며 “젠더 관점의 산업안전보건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해결 방안으로는 △위험성평가에 대한 젠더 관점의 투영 △성별 분리 통계 체계 강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위험성평가 시 여성 노동자 참여 보장 △젠더 관점의 교육 강화 등이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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