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시대 불편한 진실②] MBK 논란 본질 '제도' 아닌 '운용 방식'인가…반복되는 사모펀드 후폭풍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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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시대 불편한 진실②] MBK 논란 본질 '제도' 아닌 '운용 방식'인가…반복되는 사모펀드 후폭풍 이유

폴리뉴스 2026-05-06 10:25:15 신고

[사진=롯데카드]
[사진=롯데카드]

사모펀드를 둘러싼 최근 논쟁은 단순히 '투자 실패'나 '실적 부진'의 차원을 넘어서는 분위기다. 특히 MBK파트너스를 둘러싸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논란은 특정 거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을 바라보는 운용 철학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비판 역시 단순히 유통업 침체 때문만이 아니라, 인수 이후 이어진 운영 방식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 아니냐는 지점에 집중되고 있다.

사모펀드의 차입 인수(LBO) 구조 자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투자 방식이다. 외부 자금을 활용해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후 재매각이나 상장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문제는 같은 제도 안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일부 사모펀드는 기업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일부는 반복적으로 구조조정 논란과 기업 경쟁력 약화 문제에 휘말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모펀드라는 제도 자체'보다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라는 것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같은 업종 안에서 기업별 경쟁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같은 철강·제련 산업에서도 어떤 기업은 장기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반면, 어떤 기업은 단기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다 성장 동력을 잃는다. 시장에서는 사모펀드 역시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일한 금융 구조를 활용하더라도 운용 전략과 경영 철학에 따라 기업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홈플러스 사례는 이런 논쟁의 중심에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약 7조원 규모에 인수했다. 당시에도 대규모 차입을 활용한 거래 구조를 두고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후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 비용 절감 중심의 구조조정을 이어갔다. 일부 점포는 폐점되거나 매각됐고, 보유 부동산 활용을 통한 현금 확보 전략도 지속적으로 추진됐다. MBK 측은 이를 비효율 자산 정리와 재무 안정화 과정이라고 설명해왔다. 실제로 오프라인 대형마트 산업 자체가 온라인 전환과 소비 패턴 변화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점점 더 냉정해지고 있다. 핵심은 단기적인 현금 확보 과정에서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졌느냐는 부분이다. 유통 산업은 온라인 물류, 디지털 전환, 고객 경험 혁신 등 막대한 투자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다. 쿠팡과 네이버 쇼핑 등 플랫폼 기반 사업자들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단순 비용 절감만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결국 현금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미래 성장 기반까지 함께 약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논란은 홈플러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딜라이브, 네파 등 MBK가 관여했던 여러 투자 사례들을 함께 거론하고 있다. 물론 각 기업이 처한 산업 환경과 상황은 서로 다르다. 롯데카드는 카드업 규제 강화와 수익성 둔화라는 금융 환경 변화가 있었고, 딜라이브 역시 유료방송 산업 자체가 IPTV와 OTT 확산 속에서 구조적 침체 압박을 받았다. 네파 또한 패션 시장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의문은 따로 있다. 왜 유독 특정 사모펀드 이름이 반복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느냐는 점이다. 단순히 산업 환경 탓이라면 비슷한 시기에 투자했던 다른 사모펀드들도 동일한 수준의 후폭풍을 겪어야 하지만, 실제 시장의 평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일부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같은 제도 안에서도 투자 이후 기업 운영 방향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어떤 곳은 장기 성장 전략을 함께 설계하지만, 어떤 곳은 현금흐름 확보와 재무 수익률 관리에 더 집중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차입 인수 구조에서는 기업이 창출하는 현금 자체가 매우 중요해진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 운영의 우선순위가 장기 성장 투자보다 단기 현금흐름 안정에 맞춰질 가능성이 커진다. 점포 매각이나 자산 유동화, 인력 구조조정, 비용 축소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이런 전략 자체가 불법이거나 반드시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방만한 조직 구조를 정리하고 비효율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균형이다. 단기 재무 개선과 장기 경쟁력 확보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MBK 사례를 둘러싼 논쟁 역시 결국 이 균형이 무너졌는지 여부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기업이 당장의 숫자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미래 성장 동력까지 약화됐다면, 그것을 성공적인 경영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정책당국 역시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사모펀드 운용 구조와 차입 인수 방식에 대한 점검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배경에도 이런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단순히 투자 수익률만이 아니라 고용 안정성, 산업 경쟁력, 기업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대형 사모펀드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유통·금융·서비스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공공성 논란까지 연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사모펀드 악마화'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유동성을 공급하고 회생 가능성을 높인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기존 대기업 체제로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사모펀드를 단순히 선악 구도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운용 철학과 책임 구조를 갖고 기업을 운영하느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제도'보다 '운용 방식'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같은 금융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곳은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어떤 곳은 기업의 미래를 약화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이 지금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차이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커지는 의문 역시 결국 같은 질문으로 모인다. 기업은 단순히 현금을 만드는 도구인가, 아니면 장기 성장의 주체인가. 그리고 그 방향을 결정하는 책임은 결국 운용사에게 있다는 점을 시장은 점점 더 강하게 묻기 시작하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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