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윤이나, 캐디의 캐디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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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 캐디의 캐디 맡는다

일요시사 2026-05-06 08:56: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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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시각) 끝난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최고 성적인 공동 4위를 기록한 윤이나는 다음 날 새벽 2시가 조금 넘는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하이오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음 대회가 열릴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 오하이오주로 이동한 이유는 ‘캐디의 캐디’를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적응 끝났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핀들레이 컨트리 클럽에서 열린 US오픈 지역 예선에 참가한 캐디 케빈 벤스테드(미국)의 골프백을 윤이나가 메기로 한 것이다. 비록 하루 18홀 경기이기는 하지만 윤이나는 이번 ‘역할 바꾸기’가 캐디의 처지와 심정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한 팀’으로서 의리의 행동이기도 하다. 윤이나의 캐디 케빈은 PGA 차이나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윤이나에게는 무척 바빴던 ‘메이저 위크’였다. 아마도 3라운드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대회를 마치고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와 예상 못했던 인터뷰를 해야 했고 인터뷰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홀로 남아 연습까지 했기 때문이다.

사실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가 시간을 내 인터뷰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인터뷰를 하려는 내용이 굳이 다시 꺼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통역을 대동하고 30분 가까이 서서 하는 인터뷰는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인터뷰 기사 앞부분에 최종일 전날 인터뷰를 한 게 ‘적절한 시간(the ideal time)’은 아니라고 한 것이나 윤이나가 이에 동의했다고 명시한 것은 <골프위크> 기자도 미안한 마음은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더욱 불리한 상황 속에서 ‘메이저 공동 4위’라는 성적을 낸 건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올 시즌 윤이나의 통계는 LPGA 톱랭커로서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세계 랭킹 53위에서 39위로 14계단을 뛰었다. 50위 이내 재진입은 세계 톱10으로 가기 위한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다.

올 시즌 주요 통계는 더욱 눈부시다. 평균 타수 5위(70.29타), 상금 6위(79만 3478달러), CME 포인트 14위(571.41점)로 ‘LPGA 톱랭커’로서 손색없다. 상금과 CME 포인트는 이미 작년 성과를 넘어섰다. 작년 윤이나는 상금 63위(56만 6970달러), CME 포인트 63위(495.59점)를 기록했다.

평균 타수·상금 6위 ‘LPGA 톱랭커’ 수준
셰브론 챔피언십서 최고 성적 공동 4위 올라

기술적인 부문 통계는 윤이나의 미래를 더욱 밝히고 있다. 드라이브 거리 12위(280.91야드)는 대한민국 장타 1위를 찍은 윤이나에게 너무 당연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이번 시즌은 그린 적중률까지 받쳐주고 있다. 순위는 11위(73.61%)로 오히려 드라이브 거리보다 높다. 라운드당 퍼트 수는 71위(29.61개)에 머물러있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7위(홀당 1.75개)로 훌륭하다.

언젠가 윤이나의 옛 이야기가 다시 소환될 것이라는 건 이미 짐작했던 바였다. 그 내용이 작년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데뷔한 지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그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분명하다. 드디어 골프계가 윤이나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LPGA 투어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윤이나로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정면 돌파한 건 잘한 일이다. 내용도 비교적 솔직하게 잘 얘기했다.

다만 일부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한국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인 만큼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당사자인 캐디의 명예와도 직결된 문제다.

골프위크 기사에 따르면 윤이나는 오구 상황에서 “캐디가 치라고 했다(My caddie said to hit it)”고 말했다. 그런데 윤이나는 해당 홀에서 볼을 칠 때는 공이 바뀐 걸 몰랐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이나 측은 “볼이 바뀐 걸 알게 된 후 캐디가 ‘어차피 컷탈락이니 신고할 필요 없다’고 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통역 과정에서 이 말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당시 국내 일부 보도는 캐디가 오히려 “2벌타로 마무리되는 문제”라며 자진 신고를 권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디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기사는 “다음 홀 티에서야 내 공이 아닌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윤이나 본인과 아버지가 각각 발표한 사과문에는 그린에 올라가서야 공이 바뀐 것을 알게 됐다고 명시돼 있다. 그린과 다음 홀 티는 신고 가능한 시간적 여유가 다르다.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관계에서 의미 있는 차이다.

아픈 과거

자진 신고의 배경도 기사에서는 양심에 의한 것으로 그려졌다. 국내에서는 다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캐디 해고 직후 발설을 우려해 먼저 신고했다는 설, 캐디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며 신고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이 당시 언론에서 제기됐다.

윤이나가 아픈 과거를 꺼내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잘 한 일이다. 메이저 우승 경쟁 중에 받은 질문인 만큼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은 짚어야 한다. 윤이나는 <골프위크> 인터뷰에서 “캐디가 한 말을 사람들이 사실로 믿었고, 그게 진실이 돼버려서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그 말이 이번엔 영어로, 더 넓은 세상에 퍼지고 있다. 윤이나가 한 말 중에 그런 말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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