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최준이 어마어마한 활동량으로 매 경기 풀타임을 뛸 수 있는 건 사랑의 힘 덕분이었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2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FC안양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승점 26점으로 리그 1위를 유지했다.
이번 경기 서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승점을 지켜냈다. 올 시즌 보여주는 높은 에너지 레벨의 축구를 이날도 변함없이 수행했는데, 전반 36분 야잔이 김운의 발목을 밟는 반칙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빠졌다. 그럼에도 서울은 경기 내내 안양과 비교해 에너지 레벨에서 결코 밀리지 않으며 좋은 축구를 계속 펼쳤다. 비록 결정적인 역습 기회들에서 마지막 판단의 아쉬움으로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변함없이 라이트백으로 선발된 최준도 제 몫을 다했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필요할 때 적절한 위치에 있어 팀에 도움을 줬고,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35분에는 프리킥을 빠르게 처리하려는 움직임으로 상대 선수의 과한 행동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안양 김강의 퇴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최준은 좋은 경기력에도 승리하지 못한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는 우리가 압도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경기력은 매우 좋았다. 상대보다 숫자가 적었음에도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공 소유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 저번 경기도 그렇고 오늘도 계속 이겨서 치고 올라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남은 원정 3연전도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왔다는 건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지만, 우리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 이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또한 “축구하다 보면 퇴장이 나올 수도 있다. 나도 작년에 퇴장당한 적이 있다. 경기에 변수가 생겼을 뿐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며 “하프타임에는 (김)진수 형이 거의 모든 말을 다 했다. 나는 진수 형이 말을 하고 나서 선수들을 따라가게 모으는 역할을 했다. 따로 말은 하지 않았다. 후반에도 우리가 하는 플레이를 이어가자는 감독님의 말과 진수 형 말을 선수들이 다 따라줘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무승부를 거뒀음에도 최준이 아쉬워하는 건 서울을 추격하는 전북현대, 울산HD 등이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관련해서는 “전북의 기세가 좋다고는 생각한다. 우리가 계속 이겼다면 승점 차가 벌어져 있었을 거다. 전북, 울산과 맞대결이 있을 때 어떻게든 이기려고 생각하고는 있다”라며 “밖에서 볼 때는 서울의 기세가 좋지 않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단 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 경기에서도 10명인 상황에서 잘 버텼고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좋은 상태고, 제주SK전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라며 지금 서울의 분위기를 유지하면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내다봤다.
이날 경기에서는 K리그1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후반 35분 김강이 안데르손을 잡아당겨 넘어뜨린 뒤 최준의 빠른 프리킥 진행을 방해하면서 김강과 최준이 충돌했다. 양 팀 선수들과 심판들이 두 선수를 말리는 사이 김강이 서울 팬들을 향해 양 엄지를 아래로 내리는 도발적인 행위를 했고, 주심은 김강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이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최준은 “우리는 숫자가 적은 상황이어서 경기를 빨리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빨리 플레이하려는 행동만 취했는데 상대가 어린 선수다 보니 나와 마찰을 빚었다. 그다음 행동은 내가 보지 못했다. 말로는 우리 팬들을 도발했다고 하는데 그에 맞는 퇴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그 친구도 이번 기회로 잘 배워서 다음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된다”라며 자신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최준은 서울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90분 내내 일정한 에너지 레벨도 유지할 수 있다. 최준은 올 시즌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4경기를 합쳐 정규시간만 1,440분을 소화했다. 모든 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셈이며, 실제로도 교체아웃은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갈비뼈 부위 타박상으로 나간 것밖에 없었다.
최준은 “당연히 힘들다”라며 웃었다. 그는 “힘들지만 이제 3경기 남았다. 3경기 후에는 한 달 반 가까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어떻게든 뛰면 된다. 나만큼 밖에서 팬들도 90분 내내 뛰어다니신다. 나는 문제가 없다”라며 체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다면 그 체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최준은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되게 잘 챙겨주신다”라며 “거의 모든 경기가 끝나면 나를 부르셔서 보양식을 챙겨주신다. 장어를 구워주시거나 백숙을 해주시거나 한다”라며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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