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어린이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기였다.
'연고지'로 얽힌 두 팀이 올 시즌 K리그 최다 관중이 모인 경기에서 헛심공방을 펼쳤다. 경기는 화끈한 골 잔치가 아닌 양 팀 선수들의 집단 몸싸움과 두 번의 퇴장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FC서울과 FC안양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2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승점 1점을 나눠가진 서울은 승점 26점(8승2무2패)으로 리그 선두를 유지했고, 안양은 승점 15점(3승6무3패)으로 7위가 됐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올 시즌 K리그1 최다 관중인 35729명의 관중이 운집했으나, 정작 경기는 헛심공방 끝에 0-0 무승부로 끝났다.
서울은 전반전 도중 핵심 수비수 야잔이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안양은 부진한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 후반전 벌어진 양 팀의 집단 몸싸움에서 김강이 레드카드를 받으며 계획이 꼬였다. 흥행과는 별개로 여러모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기였다.
서울은 4-4-2 전형을 사용했다. 구성윤이 골문을 지켰고, 김진수, 로스, 야잔, 최준이 백4를 구축했다. 송민규와 정승원이 측면에, 바베츠와 이승모가 중원에 배치됐다. 클리말라와 조영욱이 투톱으로 나섰다.
안양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김정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김동진, 권경원, 이창용, 이태희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가람, 라파엘, 김정현이 미드필드를 구축했고, 아일톤, 김운, 채현우가 최전방에서 서울 골문을 노렸다.
경기 포문은 서울이 열었다. 전반 8분 최준이 오른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올린 얼리 크로스를 클리말라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김정훈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12분 김진수의 프리킥에 이은 송민규의 헤더 역시 김정훈이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안양은 전반 13분 서울 수비 진영에서 나온 실수를 놓치지 않고 아일톤이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밀어준 공을 채현우가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채현우의 슈팅은 구성윤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가 중반으로 흐르면서 서울이 점자 점유율을 높이며 안양을 압박했다. 양쪽 측면의 송민규와 김진수, 정승원과 최준을 앞세워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안양은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위치에 배치된 김정현과 한가람을 활용해 클리말라와 이승모를 견제하는 한편 라파엘을 서울 빌드업의 중심인 바베츠에게 붙여 상대 공격 전개를 방해하는 데 집중했다. 다만 소유권을 가져오더라도 역습으로 치고 나가지는 못했다.
서울에 변수가 터졌다. 핵심 수비수인 야잔이 거친 플레이로 인해 퇴장을 당한 것이다.
야잔은 전반 33분경 김운과의 경합 과정에서 김운을 밀어 넘어뜨린 뒤 김운의 발목을 밟았다. 주심은 온 필드 리뷰 끝에 야잔의 퇴장과 안양의 직접 프리킥을 선언했다.
안양은 전반 38분 이 프리킥에서 나온 김운의 헤더로 선제골을 기대했으나, 김운의 헤더는 골문 위로 뜨고 말았다.
야잔의 퇴장으로 수비라인에 구멍이 생긴 서울은 전반 39분 조영욱을 박성훈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안양은 야잔의 퇴장으로 생긴 수적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이 야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경기 주도권을 유지했다. 문제는 공격 지역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득점 없이 0-0으로 끝난 전반전은 두 팀 모두에 공평한 결과였다.
후반전 첫 슈팅은 안양의 몫이었다. 후반 7분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권경원이 먼 곳에서 날린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이 살짝 뜨면서 벗어났다.
서울은 후반 9분 페널티지역에서 클리말라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빗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안양은 후반 14분 라파엘, 김운, 채현우를 불러들이고 엘쿠라노, 최건주, 김강을 투입했다. 서울은 후반 15분 클리말라와 송민규를 안데르손과 문선민으로 교체하며 맞수를 뒀다.
안양에도 변수가 생겼다. 후반 19분경 한가람이 갑작스레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안양 벤치는 급하게 최규현을 준비시켰고, 의료진 쪽에서 한가람이 더 이상 뛰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자 곧바로 한가람을 최규현과 교체했다.
서울은 후반 20분경 문선민이 문전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이태희에게 밀려 넘어진 장면을 두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켰다.
서울이 수적 열세를 잊은 듯 몰아붙이는 흐름이 계속됐다.
문선민은 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안데르손의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문선민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안양도 후반 27분 이태희의 크로스에 이은 최건주의 슈팅으로 한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최건주의 슈팅 역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잦은 파울과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과열되던 경기는 결국 후반 35분 최준과 김강의 충돌로 폭발했다.
두 선수의 신경전은 서울과 안양 선수들의 다툼으로 번졌고, 김강은 결국 퇴장당했다. 안양은 김강의 퇴장 이후 아일톤 대신 박정훈을 내보냈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9분. 양 팀 모두 막판까지 선제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서울의 이승모는 쥐가 올라와 황도윤과 교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과 안양의 올 시즌 두 번째 연고지 더비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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