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정보업체 회원이 개인 정보 유출을 이유로 탈퇴했더라도 성혼 시 계약대로 사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성혼 사실을 업체에 알리지 않았으므로 위약금도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방창현 부장판사는 결혼 정보업체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B씨가 A사에 성혼 사례금 1188만원과 위약금 3564만원 등 총 475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B씨는 지난 2022년 9월 14일 B사로부터 1년간 5회 만남 서비스를 제공받고, 성혼 확정 시 2주 이내 사례금 1188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회원 가입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계약 기간이나 계약 횟수 이후 만남으로 성혼돼도 사례금을 주고, 성혼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사례금의 3배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B씨는 2023년 1월 A사의 제휴사 회원 C씨를 만나 그해 6월 결혼했지만, 성혼 사실을 A사에 알리지 않았다. 이에 A사가 사례금과 위약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B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계약이 2023년 5월 합의로 해지됐으므로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의 아버지가 원고 측에서 피고의 개인 정보를 공개한 것에 항의하면서 피고의 대리인 자격으로 회원 탈퇴 의사를 표시했고, 원고가 이에 응해 탈퇴 처리하겠다고 말했던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을 법률적으로 이 사건 계약의 합의 해지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가 통상의 '회원 탈퇴'를 했다고 판단하는바 원고가 피고에게 이성과의 만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은 1년인데, 남녀가 처음 만난 후 혼인 에 이를 때까지는 통상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점, 계약 당시 피고는 계약 기간 이후에 성혼될 때도 성혼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가 회원 탈퇴를 했다고 하더라도 성혼 사례금의 지급을 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위약금에 대해서도 계약 시 약정을 '위약벌 약정'이라고 보고, B씨가 사례금을 A사에 주지 않았으므로 지급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혼 사례금은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후불적 성격의 대가라 할 수 있는바 성혼됐을 경우 그 사례금 채무의 이행을 간접적으로나마 강제할 수단이 필요한 점, 원고로서는 피고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피고의 성혼 사실을 알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성혼 사실 통지와 그 성혼 사례금의 지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B씨 측이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했고, 회원 가입 시 제공한 재산 정보와 달리 연봉과 자산을 허위·과장해 양가 상견례 과정에서 C씨 측 집안과 심각한 분쟁까지 발생했다"면서 청구 불응으로 제시한 사유에 대해서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2019년 6월 원고 회사 홈페이지의 성격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제휴사 회원과의 만남 주선이 포함된 개인 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했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는 피고 자신이 회원 가입 당시 입력한 내용에 근거해 피고의 연봉과 자산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설령 피고의 주장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정보를 혼인과 무관한 당사자 또는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에 제공한 것이 아니라 장래 원고의 혼인 상대방이 될 수 있는 C씨 측에 제공했다"며 "개인 정보 제공에 따라 혼사가 깨진 것도 아니고, 최종적으로 피고와 C씨가 혼인에 이르렀던 이상 피고는 뒤늦게 원고의 개인 정보 유출 또는 허위·과장된 정보 제공을 문제 삼으면서 이 사건 청구에 대항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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