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에서 4일(이하 현지시간) 원인 미상의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선사인 HMM측은 폭발의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민간 선박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개시하면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박 중이던 화물선 폭발…정부, 인접국에 구조 요청
해수부 "한국인 6명 등 24명 전원 무사"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전날 오후 8시40분께 호르무즈 해협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화물선 'HMM 나무(NAMU)'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소식을 접한 해양경찰청은 즉각 인접국에 구조 요청을 보냈다.
해경청은 전날 오후 9시께 인접 국가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등 5개국 해상구조기관에 상황을 공유하고, 비상 시 신속히 구조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과 외국 국적 선원 18명이 승선 중이었는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수부는 5일 "HMM 나무호에 탑승 중이던 우리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전체 선원 24명 모두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해당 선박의 정상 운항 가능 여부는 불확실하여 인근 항구로 예인한 뒤 피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수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HMM의 해당 화물선은 중동 전쟁 이후 두 달간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태였다. HMM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컨테이너 1척, 유조선 2척, 벌크 화물선 2척 등 모두 5척의 선박이 갇혀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은 모두 26척이며, 한국 국적 선박에 승선 중인 한국인 선원은 123명이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 외국 국적 선박에 타고 있는 한국인 선원 37명을 포함하면 해협 내 한국인 선원은 모두 160명이다.
정부, 폭발 원인 확인…이란 공격 받았나?
트럼프 "이란, 한국 선박 공격…한국, 작전 합류할 때"
HMM "기관실 좌현서 폭발소리…외부 공격인지 내부 폭발인지 몰라"
이번 한국 선박의 폭발 원인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실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이란의 대응 과정에서 우리 선박이 피격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선박이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4일 자신의 SNS에 이번 폭발 사고가 이란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무관한 국가들에 몇 차례 공격을 가했고, 한국 화물선도 포함됐다"며 "이제 한국이 이 임무에 동참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폭발 원인을 다각도로 확인 중이다.
청와대는 "한국 승선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선박의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도 우리 선박의 피격 여부를 영사국에서 현재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HMM 측은 원인 모를 폭발 소리와 함께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는 외부 공격이 있었는지 선박 내부 문제인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부, 한국 선박들 카타르 쪽으로 이동…재외국민보호대책회의 개최
이번 폭발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UAE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한국 국적 선박들은 안전을 위해 카타르 방면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5일 0시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주재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동 지역 7개 공관과 해양수산부가 참석했다.
회의에서 김 차관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한국 선박에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다행히 이번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원인 파악과 함께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제든지 한국 선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 공관들은 주재국 관계 당국과 상시 소통하며 우리 선박과 선원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해 왔다며 유사시 즉각적으로 우리 선원 구조 등 안전 확보가 가능하도록 주재국 측과의 공조 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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