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AI가 하루 만에 끝낸다”…설계 패러다임 전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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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AI가 하루 만에 끝낸다”…설계 패러다임 전환 신호

이데일리 2026-05-05 10:19: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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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반도체 설계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업계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경북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기존에 수개월이 걸리던 고성능 통신 반도체 설계를 하루 수준으로 단축하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 전기전자공학과 윤희인 교수와 경북대학교 송대건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고성능 통신 반도체 회로 설계를 단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5G·6G 통신 핵심 부품인 LC 전압제어 발진기(LC-VCO) 설계를 회로 단계부터 레이아웃까지 통합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 전 과정을 AI가 수행하는 구조로, 기존 설계 방식의 ‘병목 구간’을 사실상 제거했다는 평가다.

UNIST 전기전자공학과 윤희인 교수와 김성진 연구원. 사진=UNIST


◇“수주~수개월 걸리던 설계, 하루 수준으로 단축”

기존 반도체 설계는 회로 설계와 물리적 배치를 별도로 최적화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회로 단계에서 완벽하게 설계된 구조라도 실제 칩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생 성분이 발생해 성능 저하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설계자는 회로 수정과 레이아웃 조정을 반복해야 했고, 전체 설계 기간의 상당 부분이 이 반복 작업에 소요됐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단계를 하나로 통합한 AI 모델을 구축했다.

강화학습 기반 AI가 최적 설계 조합을 스스로 찾고, 동시에 물리적 배치 과정까지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연구그림] 강화학습 수렴 및 성능개선 그래프


◇설계 시간 76% 단축…성능까지 개선

연구 결과, 기존 자동 설계 방식이 약 119시간 걸리던 작업은 AI 적용 후 28.5시간으로 줄었다. 설계 시간 기준으로 약 76% 단축된 수치다.

특히 성능 지표(FoM) 역시 기존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단순 속도 향상을 넘어 품질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설계 과정에서 가장 복잡한 요소로 꼽히는 인덕터 설계에는 딥러닝 기반 예측 모델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반복적인 전자기 시뮬레이션이 필요했지만, AI는 이를 수 밀리초 단위로 처리해 설계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연구그림] 강화학습과 경사하강법을 결합한 LC-VCO 자동 설계 아키텍처


◇공정 변화에도 대응…“데이터 10%만으로 재설계 가능”

이번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전이 학습’ 기반 설계 구조다. 반도체 공정 노드가 변경되면 기존에는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지만, AI는 이전 공정에서 학습한 데이터를 활용해 재설계 부담을 크게 줄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데이터의 약 10%만 추가하면 새로운 공정에도 설계를 적용할 수 있어, 미세 공정 전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단순한 설계 자동화를 넘어 반도체 설계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보고 있다.

특히 고성능 통신칩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설계 기간 단축은 곧 제품 출시 속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윤희인 UNIST 교수는 “5G·6G 통신과 AI 반도체 설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설계 자동화 범위를 아날로그 회로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설계도 인간 중심에서 AI 중심으로 이동

이번 연구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AI가 보조 도구를 넘어 핵심 설계 주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설계 엔지니어의 역할이 ‘직접 설계’에서 ‘AI 검증 및 최적화 관리’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설계교욱센터(IDEC), 삼성전자, ㈜액시온 등의 지원 및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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