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볶음이나 조림, 국물 요리까지 두루 쓰이다 보니 마트에서 박스 단위로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구매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싹이 트거나 물러져서 절반도 쓰지 못한 채 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감자는 수분과 온도, 빛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보관 방식이 조금만 틀려도 급속도로 품질이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잘못 보관한 감자를 그냥 먹었다가 독성 물질로 인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보관법 하나로 맛과 안전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를 함께 두면 감자 발아를 막을 수 있는 이유
감자 보관에서 가장 많이 겪는 문제 중 하나가 싹이 트는 일이다. 싹이 난 감자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생길 수 있어 발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의외로 도움이 되는 것이 사과다.
사과는 호흡하는 과정에서 에틸렌 가스를 방출한다. 이 가스는 배나 키위 같은 과일에는 숙성을 과하게 촉진시켜 금세 물러지게 만들지만, 감자에는 반대 방향으로 나타난다. 감자 눈에서 새싹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려, 보관 중 싹이 빨리 트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감자와 함께 보관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바로 양파다. 두 식재료는 요리할 때 자주 함께 쓰이다 보니 같은 바구니나 망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오히려 양쪽 모두의 부패를 앞당긴다. 양파는 겉으로 보기에 건조해 보이지만 수분 함량이 90%에 달한다.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감자와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으면, 감자가 양파에서 나오는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금세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피거나 썩기 시작한다.
빛에 노출된 감자가 위험한 진짜 이유
감자는 직사광선은 물론 실내 형광등 불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광합성 현상으로 껍질과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는데, 이 변색은 일반적인 색깔 변화가 아니다. 감자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신호다.
솔라닌은 녹색으로 변한 껍질과 싹 부분에 집중적으로 쌓인다. 이 부분을 먹으면 혀끝에 아린 맛이 느껴지고, 심한 경우 구토, 복통, 두통, 현기증 같은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는 호흡 곤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흔히 가열하면 독성이 제거된다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솔라닌은 열에 매우 강해서 285℃ 이상의 고온에서야 비로소 분해된다. 끓이거나 삶는 일반적인 가정 조리 방식으로는 독성을 제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녹색으로 변한 부위는 얇게 깎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부분을 깊게 도려내야 하며, 싹이 난 경우에는 눈 주변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변색 범위가 넓다면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올바른 보관 장소와 포장 방법
감자의 최적 보관 온도는 10~15℃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실온이 가장 적합하다. 보관하기 전에는 겉에 묻은 흙을 가볍게 털어내고 표면의 수분을 충분히 건조시켜야 한다.
이후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자를 하나씩 개별 포장해 종이 상자에 넣어두면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감자끼리 맞닿아 생기는 상처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보관 가능한 기간이 크게 늘어난다. 빛 차단이 필요할 경우 검은 봉투를 바깥에 씌우는 방식으로 이중으로 막아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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