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나가는 ‘K-선사문화’”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대중고고학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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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K-선사문화’”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대중고고학 포럼’

경기일보 2026-05-04 20:4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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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연천 전곡리 유적 세계구석기체험마당에서 열린 ‘대중고고학포럼’에서 각국의 연구진과 시민들이 나라별 선사문화 사례연구 및 워크숍을 관람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4일 오후 연천 전곡리 유적 세계구석기체험마당에서 열린 ‘대중고고학포럼’에서 각국의 연구진과 시민들이 나라별 선사문화 사례연구 및 워크숍을 관람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실험고고학에서는 실패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2026 연천 구석기 축제 ‘대중고고학포럼’의 일본 동북예술대학교 부스에서 관람객이 ‘하나’, ‘둘’을 외치자 연구진 유스케가 돌에 선을 긋고 망치를 내리쳤다. 첫 번째 시도에 석기는 한번에 깨지지 않았다. 그는 잠시 멈춰 각도와 힘을 다시 가늠한 뒤, 사슴뿔 망치로 도구를 바꿨다. 다시 내리치자, 이번에는 돌이 갈라지며 날카로운 단면이 드러났다. 관람객들은 성공보다 과정을 지켜보며, 선사시대 기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의 셋째 날인 4일 오후, 연천군이 주최하고 전곡선사박물관·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한국대중고고학회가 공동 주관한 ‘대중고고학포럼’이 이날 전곡리 유적 세계구석기체험마당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연천 구석기 축제와 세계 선사문화 체험의 현재’를 주제로,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서 나아가 체험과 교육을 통해 ‘대중고고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연 중심의 기존 포럼과 달리, 오스트리아·프랑스·독일 등 7개국 전문가들이 각국의 선사문화 연구성과와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체험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시연하며 관람객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4일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에서 열린 ‘대중고고학의 확산과 국제 네트워크 구축’ 포럼에서 각국 참여자들과 박종일 연천군수 권한대행 부군수, 강병학 한국대중고고학회장, 안신원 한양대 교수,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4일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에서 열린 ‘대중고고학의 확산과 국제 네트워크 구축’ 포럼에서 각국 참여자들과 박종일 연천군수 권한대행 부군수, 강병학 한국대중고고학회장, 안신원 한양대 교수,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리”라며 “각국의 사례를 통해 대중고고학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특히 30년이 넘은 연천 구석기 축제는 지난 4월 대만에서 열린 ‘2026 뉴타이베이시 국제 고고학 포럼 및 축제’ 및 올해 처음으로 칠레에서 열리게 될 고고학 축제의 모티브가 되는 등 세계 곳곳 고고학과 구석기 문화 향상 이끌어낸 ‘K-선사문화’의 시초”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역사문화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현장에서는 각 나라가 선사문화를 연구하는 방식이 어린이 방문객은 물론 각 나라의 연구진에게도 공유되며 각 나라의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됐다.

 

오스트리아 티롤 구석기 생존학교에서 온 연구진이 관람객에게 부싯돌을 활용한 불 피우기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오스트리아 티롤 구석기 생존학교에서 온 연구진이 관람객에게 부싯돌을 활용한 불 피우기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오스트리아 티롤 구석기 생존학교 부스에서는 부싯돌과 버섯, 숯을 이용한 불 피우기 시연이 이어졌다. 작은 불씨가 연기를 내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후” 하고 입김을 불어 넣었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불길이 살아났다. 매캐한 연기가 퍼지는 가운데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연구진은 “선사시대에는 불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 생존과 직결됐다”며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몸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연 속 생존기술 교육과 함께, 호박 목걸이 제작 체험을 통해 선사시대 장신구 문화도 소개했다.

 

독일 벨초우 고고기술박물관 로버트 관장이 최근 독일에서 발견한 샤먼 여인의 무덤 속 유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옆에 자리한 연구진은 여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을 재현해 착용했다. 이나경기자
독일 벨초우 고고기술박물관 로버트 관장이 최근 독일에서 발견한 샤먼 여인의 무덤 속 유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옆에 자리한 연구진은 여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을 재현해 착용했다. 이나경기자

 

독일 벨초우 고고기술박물관은 최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선사시대 인간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했다. 특히 ‘샤먼 여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과 매장 방식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슴뿔과 동물의 이빨, 턱뼈로 장식된 유물과 함께, 서로 다른 시기에 묻힌 두 아이의 흔적이 확인되면서 당시 장례 의식과 공동체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이 무덤의 이야기는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관람객에게 과거의 삶과 신념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일본 동북예술대 연구진은 석기 제작 과정을 ‘완성’이 아닌 ‘실험’으로 보여줬다. 나무망치, 사슴뿔망치, 돌망치 등 도구를 바꿔가며 반복되는 실패와 성공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유스케 연구자는 “박물관에 전시된 석기는 일반 돌과 구분하기 어렵다”며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보여줘야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동북예술대학교에서 참여한 연구진 유스케가 돌을 활용한 무기, 석기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일본 동북예술대학교에서 참여한 연구진 유스케가 돌을 활용한 무기, 석기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이외에도 프랑스 ‘사피엔스 오리진’은 선사시대 바디페인팅과 체험형 캠프를 통해 인간의 생활사를 재현했고, 네덜란드 선사기술연구자 에바 아이스펠트는 식물 섬유를 활용한 직조 기술을 선보이며 모자, 우비, 신발, 바구니 등 유물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스페인 아따푸에르카 박물관은 50만년전 인류의 두개골을 보여주며 ‘살아있는 박물관’ 개념을 통해 과거 환경을 체험하는 방식을 제시했고, 대만 십상행 고고학 박물관은 공예와 낚시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박종일 연천군수 권한대행은 “이번 포럼이 2029년 세계구석기엑스포 유치와 전곡리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페인 아따푸에르 박물관에서 참여한 연구진들이 50만년전 인간의 두개골을 선보이고 있다. 이나경기자
스페인 아따푸에르 박물관에서 참여한 연구진들이 50만년전 인간의 두개골을 선보이고 있다. 이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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