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부산행 확정…남은 쟁점은 조직·인력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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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부산행 확정…남은 쟁점은 조직·인력 재배치

투데이신문 2026-05-04 20:2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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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HMM]
HMM의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HMM]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본사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한다. 그간 갈등을 빚으며 파업 위기로 치달았던 노사가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부산 이전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전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오는 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4일 HMM에 따르면 임시 주총에서 본사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안이 상정된다. 안건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HMM 1·2대 주주가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로 부산 이전을 추진해 온 정부 측 지분율이 70.5%에 달한다. 관건으로 꼽혔던 노조 동의도 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합의서 서명식’을 개최하며 손을 맞잡았다.

HMM은 노사 합의 배경에 대해 국가 균형 발전, 지방분권 강화 등 사회적 대의에 동참하기 위한 대승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물류 악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노사 모두 파업에 따른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도 풀이된다. 노사 합의를 발판으로 이달 내 부산 이전 등기 등 법적 절차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HMM의 계획이다.

HMM은 연내 대표이사 집무실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부산 북항에 랜드마크급 사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전 시점이나 규모 등 세부적인 후속 조치는 노조와 교섭하며 구체화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큰 틀에서 부산 이전은 확정됐다. 이제 무엇을 담을지 정할 차례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노조와 협의하며 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MM 노사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합의서 서명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해양수산부 황종우 장관, HMM 육상노조 정성철 지부장, HMM 최원혁 대표이사 사장,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이재진 위원장, 한국해양진흥공사 김형준 본부장. [사진=HMM]
HMM 노사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합의서 서명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해양수산부 황종우 장관, HMM 육상노조 정성철 지부장, HMM 최원혁 대표이사 사장,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이재진 위원장, 한국해양진흥공사 김형준 본부장. [사진=HMM]

앞으로의 과제는 이전 규모와 시기, 핵심 조직·인력 배치, 임직원 정착 지원 방안 등이 거론된다. 노조에서 제기해 왔던 금융 인프라 및 고객사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데 따른 영업 경쟁력 약화, 임직원의 정주·노동 조건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협의할 내용이 많은 만큼 일괄적인 이전 보다는 순차적으로 이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직원 피해 최소화, 업무 효율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 다양한 근무 형태가 제시될 가능성도 높다.

HMM 육상노조 정성철 지부장은 “이전 시기나 방식 등은 이제부터 논의해 나가야 한다”며 “이전 직원에 대한 지원책은 다양한 방식으로 마련해야 할 것 같고, 조직과 인력도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전의 핵심은 집적 효과다. 정부는 북극항로 대응과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HMM을 중심으로 해운·물류 기능을 부산에 집중시키는 해양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했다. HMM의 부산 이전이 완료되면 앞서 이전한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에 더해 대형 해운사 3곳이 집결한다. 여기에 이전을 완료한 해양수산부와 이전 예정인 해양 공공기관, 설립 예정인 해사법원 등이 모여 ‘해양수도’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HMM이 ‘완전 이전’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정부 기조에 맞춰 선제적으로 부산 이전을 추진한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과 상황이 크게 달라서다. SK해운 김성익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부산 이전 발표 행사에서 “해운업 경쟁력 확보를 고민해 왔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해결의 단추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양 관련 기업과 인프라 등이 부산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부산 이전을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HMM의 상황은 다르다. 먼저 인력 구조에서 두 기업과 차이가 크다. SK해운의 육상 인력은 전체 1398명 중 200여 명 수준이고, 에이치라인해운도 1150명 중 150~160명에 그친다. 해상 인력은 근무 특성상 조직 이동 부담이 비교적 적다. 2024년 공시에 따르면 HMM의 임직원은 육상 1058명, 해상 766명 등 총 1824명으로 육상 인력이 해상 인력보다 많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모두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약 70%, 에이치라인해운은 100%의 지분을 보유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SK해운이나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상직보다 육상직이 훨씬 많고, 육상직의 의견을 대표할 노조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사모펀드가 두 회사를 모두 지배하는 만큼 부산 이전을 비교적 쉽게 결정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HMM은 회사의 이익과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해 부산 이전의 세부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부산 이전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노조와 협의하며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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