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오스트리아 정부가 자국 주재 공관에 스파이 장비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고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아테 마이늘라이징거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대사관 직원 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고 이들이 이미 출국했다며 "외교관 면책특권을 이용한 스파이 활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러시아 측이 빈에 있는 대사관과 외교관 주거지에 위성 안테나를 설치하고 국제기구 정보를 가로챈다고 의심한다. 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본부를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스파이 용의자로 지목된 외교관 3명의 면책특권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같은 요청을 거부하자 추방 조치했다. 문제의 안테나들은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오스트리아에서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은 14명으로 늘었다. 현재 오스트리아 내 공관에서 근무하는 러시아 외교관은 약 220명이다.
군사중립국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이 간첩 활동을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하는 와중에도 비교적 소수만 내쫓았다. 러시아 정보당국도 과거부터 유럽 거점으로 삼아온 빈에서 첩보활동을 더 늘렸다.
오스트리아는 2024년 방첩기관 전직 직원이 경찰청장 휴대전화 저장정보를 통째로 러시아 측에 넘겼다가 적발되는 등 러시아의 첩보활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이늘라이징거 장관은 "(작년 출범한) 이번 정부에서 정책 방향을 바꿨고 간첩 활동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며 스파이 차단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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