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기준 위반했으나 중대 과실 아냐…처분 가혹"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2024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3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인사 징계를 한 조치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이창민 전 카카오모빌리티 CFO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감리결과조치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4년 금융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 계상한 카카오모빌리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제재·징계 처분했다.
당시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2022년 재무제표에 택시로부터 받은 가맹수수료(약 20%)와 택시에 지급한 업무제휴수수료(약 17%) 전액을 각각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으로 인식하는 이른바 '총액법'으로 회계처리를 했다.
금융당국은 외형상 계약구조에 근거해 가맹수수료 전체를 영업수익으로 인식한 것은 중대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이 전 CFO의 면직권고 및 6개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고, 같은 해 12월 금융위원회는 이 전 CFO에게 3억4천62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불복해 2025년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전 CFO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정도로 '중대한 과실'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순액법을 적용해야 하지만 총액법에 따라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 계상한 이 사건 회계처리는 회계처리기준은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카카오모빌리티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거나 이 전 CFO가 고의 또는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회계처리를 방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사 징계 또한 이 전 CFO의 과실에 비해 제재 처분이 과중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해 "재무제표의 수익과 비용이 같은 수준으로 과대 계상이 되었을 뿐 영업이익 등 다른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은폐되는 등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총액법을 적용했고, 외부감사인도 적정의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CFO가 특별히 주의의무를 심각하게 해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면직 권고 등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30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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