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HMM 노사가 본사 부산 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세부 사항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조는 조합원 우선·피해 최소화라는 협상 원칙을 세운 만큼 이전 인력 규모와 지원 수준이 향후 노사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향후 본사 부산 이전 관련 세부 협상에서 ‘조합원 우선·피해 최소화’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에 인력 이동 방식은 물론 근무 형태와 지원 대책 전반에 대한 요구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일괄적인 본사 이전이 아니라 조합원 개별 사정을 반영한 유연한 이전 방식을 전제로 이전이 어려운 직원의 경우 서울 근무를 유지하거나 서울·부산을 병행하는 형태 등 다양한 근무 방안에 대해 사측과 논의할 방침이다.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은 “이전 직원에 대한 교통비 지원이나 체류비 지원, 근무 형태 변경, 일시적인 보상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개별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업무 효율성과 함께 어떤 수준의 지원이 가능한지도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추가 세부사항 협의에서는 특히 이전 대상 인력의 범위와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향후 협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개별 직원들에게 실제 근무지가 중요한 이슈인 만큼 인력 배치 방식에 따라 갈등 여부와 이전 속도 역시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산 이전에 반대해오던 HMM 노조는 지난달 30일 글로벌 물류 불안 장기화 속에서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과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회사와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이르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노사 간 합의에 따라 HMM은 오는 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상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고 등기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내 대표이사 집무실을 부산으로 옮기고 부산 북항에 랜드마크급 사옥을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HMM 노사 합의는 파업 직전까지 치닫던 상황에서 양측 모두 파업에 따른 부담을 크게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물류 차질과 회사 경영 타격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까지 고려할 때 노조 역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촉박한 협상 일정으로 세부 이전 조건을 조율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점도 영향을 미치면서 노사는 구체적 실행안 대신 향후 협의를 전제로 한 ‘대승적 합의’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격적인 노사 합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노조 측은 외형상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기간 협상을 거친 결과라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총 14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합의안이 오가는 과정이 이어졌고 중간에는 타결 직전까지 이르렀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의가 지연된 배경에는 정부 개입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기존 협의 과정에서 두 차례 정도 정부의 이견으로 합의가 무산된 적이 있었으며 이번 합의 역시 그간 논의돼 온 틀을 기반으로 최종 타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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