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 근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주택자 규제에 이어 금융 취약계층 보호 정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법정 허용치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는 무효"라며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는 연 60%를 넘는 고금리 대부계약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모두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법 해석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번 발언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소식을 전하며 "연 60% 초과 계약은 전면 무효"라고 밝힌 메시지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취약계층에 불리한 금융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국무회의에서는 최저신용자 대상 보증부 대출금리(연 15.9%)에 대해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더 비싼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계급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 방향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금융의 구조' 시리즈 글을 통해 "대출이 고신용자 중심 구조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금융 공급 구조 전반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실장은 "현재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해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금융 시스템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왜곡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는 차주의 신용도와 연체 위험을 반영해 결정되는데, 저신용자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금융기관의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여신 공급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은행에서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기준 초고신용자(951~1000점)의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3월 평균 연 4.76%로 상승한 반면, 651~700점 구간은 5.49%로 오히려 낮아졌다.
일부 사례에서는 600점 이하 저신용자의 금리가 초고신용자보다 낮게 책정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 단속 강화와 함께 피해자 보호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취약계층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사이에서 정책 균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 근절은 필요하지만, 정상 금융시장까지 왜곡되면 중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리 구조 개편은 단계적이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금융' 정책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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