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해군에 따르면 3000톤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SS-Ⅲ)이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3월 25일 경남 진해군항을 출항한 뒤, 미국 괌을 경유해 이날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했다. 하와이 기항은 태평양 횡단 과정에서의 군수 적재를 위한 것으로 장거리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중간 단계다.
이번 항해는 단순한 훈련 참가를 넘어 한국형 잠수함의 전략적 운용 능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 특히 캐나다 해군이 추진 중인 잠수함 도입 사업과 맞물리면서 현지 실증형 마케팅이다.
도산안창호함은 대한민국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된 첫 3000톤급 잠수함이다. 공기불요추진(AIP) 체계 기반 장기 잠항 능력과 함께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VLS)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연안 및 제한된 작전 환경 중심으로 평가되던 국산 잠수함이 이번 태평양 횡단을 통해 대양 해군 운용 능력까지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 진해에서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까지 편도 항로는 약 1만4000㎞(약 7700해리)에 달한다. 이는 우리 해군 잠수함 역사상 최장 항해 기록이다. 해군은 괌과 하와이 기항을 포함한 이번 항해 전 과정을 통해 장거리 작전 지속 능력과 승조원 운용 역량, 군수 지원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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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와이 이후 구간에서는 캐나다 해군 잠수함 승조원 2명이 편승해 실제 운용 절차를 함께 수행한다. 외국 잠수함 승조원이 국산 잠수함에 승선해 훈련 및 항해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 사례로 플랫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문서나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항해·훈련 경험이 수주 경쟁에서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항에 앞서 열린 환송행사도 상징성이 강조됐다. 해군은 진해 바닷물을 담은 잠수함 모형 캡슐을 제작해 태평양 횡단 후 캐나다 현지에서 바닷물을 추가로 담는 ‘합수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 해군이 각각 보관하게 되는 이 캡슐은 첫 태평양 횡단의 의미와 협력 관계를 상징한다.
도산안창호함은 5월 말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항에 입항해 캐나다 해군과 본격적인 연합협력훈련에 돌입한다. 같은 기간 파견되는 호위함 대전함과 함께 대잠전, 기동훈련, 통신·지휘 통제 절차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훈련 이후에는 하와이로 이동해 미 해군 주관 다국적 해상훈련인 림팩(RIMPAC)에도 참가한다. 세계 최대 규모 해상훈련에서의 운용 경험은 한국형 잠수함의 국제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해는 K방산 수출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캐나다는 노후 잠수함 교체를 추진하면서 한국 장보고-Ⅲ 잠수함을 주요 모델로 선택한바 있다.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은 “잠수함은 항상 미지의 항로를 개척해 왔다”며 “이번 태평양 횡단 역시 새로운 역사를 쓰는 항해”라고 말했다. 이어 “승조원 모두가 일치단결해 대한민국 잠수함의 우수한 성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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