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 클럽인 내고향축구단이 수원에서 열리는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 경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8년 만의 북한 인원이 남한에 방문하는 것을 두고 정부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4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8년 만에 방문하는 북 선수단을 환영한다"며 "순수 민간 스포츠 경기라는 점에서 참가하는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차분하고 편안한 경기 운영이 되도록 협조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클럽 대항전이라는 점에서 AFC의 규정들을 준수하면서 참가 선수단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AFC(아시아축구연맹)가 주최하고 AFC와 대한축구협회, 수원특례시가 주관하는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 4강전 출전을 위해 북한 평양을 연고지로 하는 내고향축구단이 경기가 열리는 수원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선수단이 오는 17일 오후 2시 15분 중국 항공사인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4강 진출팀인 호주의 멜버른 시티 FC와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 역시 이날 모두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팀의 방문 의미에 대해 통일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당국자는 "아직 경기 시작 전이다. 평가보다는 이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런 기회가 좋은 선례로 마련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남한에 대한 적대성을 강화하는 가운데서도 축구팀이 남한에 방문한 배경을 두고, 남북관계 개선 신호로 해석하기 보다는 북한 여자축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번 참가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달 2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AFC 총회 및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김일국 체육상과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이 만남을 가진 것도 이번 참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원에서 4강 경기 개최가 결정된 이후 다른 진출팀들은 출전선수 및 스태프를 포함한 명단을 AFC측에 이미 보냈는데 내고향축구단은 지난 1일에서야 이를 통보한 것을 보더라도 북한이 참가를 다소 망설이다가 협회 측과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남한에 방문하는 북한 선수단 명단에 김일국 체육상은 현재까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는 20일 전까지 같은 호텔에 묵게 된다. 4강을 치르는 팀들끼리 같은 숙소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AFC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으로부터 북한 축구단을 응원할 응원단 방문 요청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승전이 23일에 열리는 만큼 만약 내고향축구단이 결승전에 진출하면 북한에서 응원단을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방문을 원하는 응원단이 있을 경우 이를 위한 행정 처리가 이뤄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8년만에 북한 체육 인원의 방문에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베이징을 거쳐 대한민국 수원을 찾는 북측 '내고향 여자축구단' 선수단과 임원진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이번 내고향축구단의 남측 방문이 닫힌 문을 여는 희망의 패스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중국 관계자를 통해 파악된 바에 따르면, 북한 내고향축구단은 오는 13일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다"라며 "베이징에서 며칠간 현지 적응 훈련을 소화한 뒤, 경기 일정에 맞춰 대한민국 수원으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기에서는 수원종합운동장의 1만 2000석 중 7000석 정도 개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매는 경기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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