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연천 전곡리에서 유물 발굴을 진행한 김원용 선생님이 구석기 축제를 맞아 새 발굴단원을 모집합니다. 그런데 장난꾸러기 3인방이 보물을 숨겨버렸다고 하네요. 함께 찾아볼까요?”
30만 년 전 한반도 최초 인류가 살았던 연천군 전곡리를 무대로 열린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개막 3일차 현장엔 구석기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색색의 ‘전곡리안’ 의상을 입은 방문객들 사이로, 첨단 기술을 접목한 보물찾기 게임이 펼쳐지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드넓은 초원 곳곳에서는 스마트폰을 든 방문객들이 실감기술을 활용해 보물을 찾는 모습이 이어졌다. ‘전곡리 토층 전시관’과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인류 최초의 도구이자 지혜의 상징인 주먹도끼를 비롯해 당시 인류의 삶과 지혜를 소개하며 어린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잊지못할 추억과 함께 유익함도 선물했다.
4일 오전 9시30분, 개막을 30분 앞둔 축제장 입구는 이른 시간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갠 날씨 속에서 어린이들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입구에서는 구석기 복장을 한 ‘전곡리안’ 퍼포머들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전 10시에 축제가 본격 시작되자 퍼포머들은 관람객들을 맞이하며 현장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었다. 집에서 직접 의상을 차려입고 온 한 어린이는 동물뼈 모양 인형을 들고 구석기인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축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30만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구석기 바베큐’ 체험존에는 전날에 이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신 조광효(만찢남), 김병묵(야키토리왕) 셰프가 참여해 직접 개발한 시즈닝 소스를 나눠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초원 일대에서는 프랑스·오스트리아·스페인 등 세계 각국의 구석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쌍코뿔이를 나무에 매달아 달리는 ‘전곡리안 서바이벌’, 불 피우기 체험이 가능한 ‘구석기 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이 이어졌다. ‘크라운해태 꾸석기 프렌즈 꼴라주’처럼 캐릭터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오후 6시에는 원시 공동체의 불 지키기 문화와 현대의 힐링 트렌드를 결합한 ‘전곡리안 불멍대회’가 열린다. 휴대폰 확인, 10초 이상 눈 감기 등 독특한 감점 규칙과 퍼포머들의 방해 미션이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축제 마지막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에는 ‘에렉투스 패밀리’의 마술·서커스 공연과 함께 신해솔, 백아연, 김용빈 등이 참여하는 ‘웰컴 투 연천’ 음악 공연과 드론 불꽃쇼가 이어지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타임머신 본격 시동” 전곡리안의상실·페이스페인팅 ‘북적’
축제 입구에 자리한 전곡리안 의상 대여실과 페이스페인팅 체험부스에는 구석기 축제를 본격 즐기기 전, 몸과 마음을 구석기 시대로 ‘무장’하기 위한 방문객들로 문전성시 이뤄.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부터 20대 커플 방문객 등 시민들은 노랑, 분홍, 파랑, 주황 등 형형색색의 가죽 옷을 챙겨 입고 축제에 제대로 몰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쳐. 포천에서 온 이늘해랑·정대언 군은 “구석기 옷을 입어보니 너무 편하고 재미있다”며 “이 옷을 차려입고 돌 도끼 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
의상 대여실 바로 옆에 자리한 전곡리안 페이스페인팅 체험부스에도 어린이 방문객들의 즐거운 모습으로 가득해. 서울 강서구에서 온 강이수·김린 양(8)은 예쁜 꽃과 함께 얼굴에는 백조와 토끼를 그리며 축제의 기대감 내비쳐. 강 양 등은 “앞서 온 친구들이 축제가 재밌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며 “바비큐 체험과 보물찾기가 제일 기대된다”고 말해.
○…“보물 찾아라” 다둥이 가족도 즐기는 ‘연천 구석기 트레저’
오전 10시 구석기 축제 정문이 열리자마자 입구 근처 마당에 보물찾기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가득. 해당 부스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플레이어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 리월월드와 함께 협업해 한국 고교 미술사 학계의 기틀을 잡고, 연천 전곡리에서 유물 발굴을 진행한 김원용 선생의 답사 팀 멤버가 되기 위해 꾸석기 프렌즈가 숨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것.
모인 사람들은 휴대폰 앱을 깔아 구석기 축제 곳곳을 돌아다니며 GPS로 보물 20개를 찾아 나서. 개수에 따라 사탕, 과자 등 작은 물품부터 연천 쌀, 연천 관광 캐릭터 연이와 천이 굿즈 등 다양한 상품 받아 갈 수 있어. 서울 강동구에서 온 노승환씨(40)는 네 남매를 데리고 잔디밭 위를 거닐어. “이쪽으로 가자”, “여기 아닌 것 같은데”. 고분분투 끝에 첫 번째 보물을 찾자 가족 모두 행복한 미소 가득. 노 씨는 “집에 아이가 한 명 더 있다”며 “식구가 많은데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어서 좋다”고 소감 전해.
○…“언제 이런 거 해보겠어요” 말 타고, 먹이 주고 ‘포니랑 놀자 말 문화 체험터’
앙증맞은 크기의 조랑말(포니)를 타는 승마체험과 먹이주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포니랑 놀자 말 문화 체험터’ 역시 줄이 길에 늘어서. 경기도와 연천군이 주체하는 이 행사장은 ‘마리’, ‘해피’ 등 3마리의 조랑말이 아이들을 반겨. 지역 홍보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행사장은 수익 창출은 안 하고 무료로 말타기, 먹이 주기, 우드스틱에 말 그림 그리기 등을 체험할 수 있어. 말타기 체험은 오픈과 동시에 이미 1시간 예약이 매진. 아이들이 도움을 주는 스태프와 순서를 지켜 함께 말을 타자 엄마는 동영상을 찍으며 같이 걸어. 신수현군(9)은 말을 타며 엄마에게 손으로 브이(V) 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엄마 정윤경씨(43)는 “(축제장에) 아이 친구 어머니가 추천해 줘서 왔다”며 “말타기 체험하려면 멀리 가야되고 비싼데 무료로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 전해.
○…“연천에서 출토된 보물을 살펴보다” 토층 전시관·보이는 수장고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현장에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곡리 유적 발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토층 전시 및 영상실의 ‘토층 전시관’, 연천에서 출토된 시대별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유익함까지 선사해.
이날 토층 전시관의 영상관에는 호모 에렉투스 등 구석기인이 주먹도끼를 활용해 어떠한 방식으로 사냥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생생한 영상으로 관람객들을 몰입시켜. 어린이 관람객뿐만 아니라 50·60 중장년층의 관람객까지 영상에 빠져드는 모습 살펴볼 수 있어. 이와 함께 유적을 발굴했던 당시의 사진과 함께 토층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전시관이 몰입감 높이며 축제를 즐기는 전곡리 유적이 가진 고고학적 가치 일깨워줘.
○…나이, 성별, 장애까지 가리지 않는 모두의 축제 ‘장애인 매점’
축제장 메인 무대 잔디밭 앞에는 특별한 매점 있어. 커플과 가족 단위 손님들이 모두 이 매점에서 컵라면과 단무지를 챙겨서 잔디밭으로 이동. ㈔경기도지자체장애인협회 연천군지회에서 나온 이 부스는 컵라면, 생수, 커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판매. 이 협회는 뇌병변 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 회원이며, 축제 기간 나눠서 나와 부스를 운영. 부스 운영 관계자는 “첫날에 날씨가 좋아서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많았다”며 “둘째 날에는 비가 와서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많이 오시면 좋겠다”고 해맑게 웃어. 그는 이어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참여하고 있다”며 “비장애인들과 서로 소통하고 후원을 받고 있다”고 말해. 구석기 축제장 입구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장도 있어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 현장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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