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 원에 친구에게 통장을 빌려주는 것은 대포통장 범죄가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단돈 월 15만 원에 친구에게 통장을 빌려줬을 뿐인데…" 뒤늦게 자신의 계좌가 '대포통장'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 시민의 절규다.
보이스피싱에 직접 쓰이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계좌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은 행위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라고 경고했다.
섣불리 돈을 돌려주거나 친구와 말을 맞추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증거 보전'과 '신중한 법률 상담'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건 아닌 것 같다"…천만 원 입출금에 등골이 '서늘'
친구의 부탁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한 달에 10만~15만 원을 받기로 하고 쓰지 않는 계좌를 빌려준 A씨. 1년 넘게 이어진 거래는 A씨에게 소소한 용돈벌이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느 날 계좌가 갑자기 막혔고, 내역을 확인한 A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천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 입출금된 기록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A씨는 “친구에게 전에 돈을 받았다 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판단, 즉시 인증서를 회수해 친구의 접근을 막았다. 하지만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통장을 공급하는 것과 같은 범죄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 그는 “너무 큰 범죄를 저지른 것 같아서 무서웠습니다”라며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범죄에 안 쓰여도 유죄"…변호사들의 일관된 경고
A씨가 기댈 마지막 희망은 '실제 범죄에 이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의 답변은 냉혹했다.
법률사무소 편율의 신상의 변호사는 “실제 범죄에 이용되지 않았더라도 매달 일정 금액을 받으며 계좌를 넘겨준 사실만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라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대가를 받고 접근 매체를 대여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전자금융거래법 때문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 역시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가 없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으나, 위반행위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마디로 돈을 받은 순간 이미 범죄가 성립됐다는 것이다.
받은 돈 돌려줄까, 자수할까?…최선은 '증거 보전' 후 상담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서운 마음에 받은 돈을 돌려주거나 자수를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행동을 경계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받은 돈을 돌려준다고 해서 법적 책임이 자동으로 소멸되지는 않습니다”라며 “오히려 섣불리 움직이거나 친구와 관련 내용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 행위가 추후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지금 당장은 관련 대화나 거래 내역을 그대로 보전해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창경 김찬협 변호사가 자수를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자수 역시 득실을 신중히 따져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결국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와의 대화 내역, 입금 내역 등 모든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한 채, 법률 전문가를 찾아가 향후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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