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20세기 소년소녀'에 출연했을 때는 감독님과 눈도 못 마주쳤어요. 감독님은 그런 분이 아닌데도 혼날까봐 무서워했죠. 데뷔 한 지 10년이 된 지금, 그래도 이제는 감독님들과 대화를 하고 질문도 할 수 있고, 가끔은 장난도 치는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강미나는 2016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아이오아이로 데뷔, 걸그룹 구구단 활동을 병행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이듬해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한예슬 아역 '사진진' 역할을 맡으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 드라마 '호텔 델루나'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웰컴투 삼달리' '트웰브', 영화 '사채소년' 고백의 역사' 그리고 넷플릭스 화제작 '기리고'까지 지난 9년간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특히 최근 공개된 호러물 '기리고'에서는 외형부터 연기까지 한층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연기할 때는 '나리'가 안쓰럽다고 생각하며 몰입 했습니다. 정주행 하면서 보니 너무 못 돼 보여서 놀랐죠."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애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 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강미나는 극 중 아이돌 못지않은 화려한 외모로 어딜 가든 주목받는 인물 '나리'로 열연했다. 특히 '기리고'의 저주로 생긴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나리'가 18살 소녀 입장에서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마주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것이 무조건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나리가 극적인 상황을 마주하면서 벌인 행동들이 이해 됐고,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미나는 "'나리' 입장에서 읽고 몰입하면서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더 커졌다"라며 "무엇보다 '나리'에겐 제가 그동안 보여드렸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들이 있어서 더 욕심이 났다"고 전했다.
걸그룹 시절부터 남다른 귀여움으로 마냥 막내 같기만 했던 강미나는 이번 작품에서 거침없이 욕설도 내 뱉는다. 그는 "평소 욕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적당히 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극 중에서 여자들의 기싸움에 지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애드리브가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욕설 장면은 대부분이 대본이었다"라고 말했다.
살면서 '귀신'을 볼 일이 없지 않나. 강미나는 '가위'도 눌려 본 적이 없단다. 그만큼 상상력을 동원해서 표현해야 하는 호러물 연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귀신에 '빙의' 된다는 것에서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고민 했고, 공부 했다"라며 "가위 눌렸을 때의 경험담 등을 이야기 하는 유튜브를 반복해서 봤고,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을 열심히 했다. 촬영 전에 걱정을 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상대 배우가 이끌어 주는 힘, 분장, 미술 등이 주는 힘이 있었다. 도움을 받아 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단순히 놀라고 놀라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리고'에서 강미나는 짙은 내면 연기를 펼치며 '나리'가 왜 그랬고, 그래야만 했는지 관객을 설득 시켰다. 강미나는 "오래전부터 좋아한 남자와 절친이 서로 좋아하지 않나. '나리'는 '건우'(백선호)와 '세아'(전소영)의 관계를 알면서부터 엇나간 것 같다. 질투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감정이 귀신에게 제일 좋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하며 연기 했다. '애정결핍'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리고'와 같은 앱이 있다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알약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고 싶어요."
인터뷰 현장에서 강미나는 이전보다 훨씬 홀쭉해진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과거 '단발병 유발자'로 불릴 정도로 짧은 머리 스타일이 찰떡 이었지만, 긴 헤어로 변화를 줬고 동글동글 귀여운 이미지는 사라졌다.
강미나는 "'기리고'를 위해 2~3kg 정도 감량했다. 그리고 지금 더 살이 빠졌다. 차기작에 수영복 입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최근 그룹 아이오아이의 재결합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아이오아이는 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 등 멤버들이 다시 뭉쳐 오는 5월 19일 새 앨범 'I.O.I : LOOP'를 발매하며 컴백한다.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공연을 시작으로 방콕,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글로벌 팬들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강미나는 불참한다.
이와 관련해 강미나는 "(아이오아이 컴백을) 지난해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드라마 촬영부터 홍보 일정 등이 겹치다 보니 일정에 참여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결국 멤버들에게 의사를 전했고, 다들 너무 친해서 제 마음을 다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미나는 "많은 팬들이 10주년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함께 못해 죄송스럽다"라며 "언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김세정, 김도연 등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들이 여럿이다. 그들과 만나서 '연기'와 관련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자주 나눌지 궁금했다. 강미나는 "사실 다이어트나 맛집 이야기를 주로 한다. 서로 '일'과 관련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지 잘 알아서, 막상 만났을 때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며 웃었다.
데뷔 10년, 강미나는 '기리고'가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연기는 늘 어렵다. 벽에 부딪혀서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러다 제 안의 무언가가 나왔을 때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미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감과 조급함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된 것 같다"라며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 또 어떻게 10년을 걸어갈 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힘 있게 이야기 했다.
'기리고'로 다시 주목 받은 강미나는 tvN '내일도 출근'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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