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가항공사(LCC) 스피릿항공이 34년 만에 전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파격적인 요금과 도발적 마케팅으로 항공업계의 판을 흔들었던 상징적 항공사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됐다.
스피릿항공은 2일(현지시간)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질서 있는 운영 축소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고객 서비스도 중단되면서 공항 현장에서는 항공편 취소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승객들의 혼란이 이어졌고, 직원들 역시 하룻밤 사이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누적된 재무 악화에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내려졌다. 회사 측은 이란 전쟁 이후 항공유 가격 급등이 치명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료비는 항공사 비용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핵심 변수로, 최근 2배 이상 급등한 항공유 가격이 운영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스피릿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 비용 상승과 부채 증가로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2020년 이후 누적 손실은 25억달러를 넘어섰고, 2024년 11월 연방파산법 11조(Chapter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며 2025년 재차 파산보호에 들어갔고, 당시 기준 부채는 81억달러에 달했다.
결정적 분수령은 정부 구제금융 협상 결렬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5억달러 지원을 검토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항공사는 이미 전쟁 이전부터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었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 진영은 과거 민주당 정부가 2023년 스피릿항공과 제트블루 합병 제안에 반대한 것을 이번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특정 정책이 아닌 고비용 구조, 과도한 부채, 외부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의 태드 드헤이븐 정책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 역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을 “잘못된 외교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이 분쟁으로 인해 항공유 가격과 스피릿 항공의 운영 비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운항 중단 여파는 즉각 현실화됐다. 약 1만7000명의 직원이 일자리 영향을 받을 전망이며, 라스베이거스·포트로더데일·올랜도 등 스피릿 의존도가 높았던 지역의 항공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저가 항공 경쟁 악화로 항공권 가격 상승 압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교통부는 항공사 직접 구매 고객에 대해 환불을 지원하고, 주요 항공사들이 일정 기간 200달러 수준의 대체 항공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행사를 통한 예약은 별도 환불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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