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국방·안보 전시회 ‘밀리폴 테크엑스(Milipol TechX) 2026’ 현장. 세계 각국의 보안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의 한 스타트업 부스 앞에 유독 긴 줄이 늘어섰다. 인공지능(AI) 모델 배포 인프라 전문 기업 '클리카(CLIKA)'가 선보인 차세대 치안 솔루션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클리카는 대한민국 경찰청과 손잡고 개발 중인 ‘지능형 AI 순찰차’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인 ‘PV5’를 기반으로 제작된 해당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하는 보안 관제 센터 역할을 수행한다.
차량에 탑재된 4K 고해상도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분석한다. 거리에 흉기를 들고 나타난 인물을 식별해 즉각 알람을 울리는가 하면, 인파 밀집도를 분석해 사고를 예방하고 화재 발생 시 연기를 감지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특히 특정 옷차림 정보를 입력하면 실종자나 범죄 용의자를 정밀 추적하는 기술은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공공안전의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국방 시장의 거물들도 클리카의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 홈팀과학기술청(HTX)의 찬 찬(Chan Tseng) 최고경영자와 DSO 국립연구소의 니암 레 나(Ngiam Le Na) 최고경영자가 직접 부스를 찾아 시연을 지켜봤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 경찰 관계자들 역시 자국 도입을 전제로 한 기술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가들이 클리카의 성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한 '경량화' 기술에 있다. 통상적으로 고성능 AI 모델은 방대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지만, 순찰차와 같은 제한된 기기 환경에서는 구동에 제약이 많다. 클리카는 독자적인 AI 모델 압축 기술을 통해 지연 시간 없이 안정적인 실시간 구동을 구현해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 기반의 정밀 추적이나 안면 인식 기술이 실제 치안 현장에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논란은 여전한 숙제다. 또한 각국마다 상이한 도로 환경과 법적 규제에 맞춘 최적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실제 공공 서비스로서의 경제성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향후 시장 확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클리카는 지난 2024년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정부 지원 PoC 프로그램인 '해치(Hatch)'에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과 호주 등 주요 국가의 정부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나율 클리카 공동대표는 "MTX 2026을 통해 한국 경찰청과 진행한 AI 치안 실증 사례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안전 AI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제조와 보안, 모빌리티 등 고도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산업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클리카의 행보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어떤 이정표를 제시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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