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4월 4주차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1%로 소폭 축소됐고 매수우위지수는 여전히 100을 밑도는 73.4를 기록 중이다. 수치만 보면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팽팽한 ‘눈치싸움’과 공급 불확실성이 낳은 기형적인 침묵이 흐르고 있다.
'강남만 빼고 다 올랐다'는 언론의 호들갑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는 확고한 철학 아래,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부동산 개혁 의지를 천명해 왔다. 서민의 주거권을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해체하겠다는 대통령의 결기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변화의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정작 정책을 집행해야 할 국토교통부와 이를 뒷받침해야 할 민주당은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대통령의 서슬 퍼런 개혁 의지가 담벼락 하나 넘지 못하고 관료들의 책상 위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형국이다.
▲대통령의 '공공성' 철학 짓밟는 국토부의 비겁한 태업
가장 심각한 것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필두로 한 관료 조직의 태도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호구짓"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전수조사를 직접 지시했다. 공공의 자금이 투입된 사업이 과연 누구의 배를 불렸는지 명명백백히 밝히라는 엄중한 명령이었다. 이는 단순한 조사가 아니라 부동산 부패 카르텔을 해체하겠다는 대통령의 '개혁 선언'과도 같았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토부는 감감무소식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관료들과 건설업계의 치부가 드러날까 봐 숨기는 것인지 국민은 분노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지 말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 역시, 공공의 자산인 땅을 통해 건설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구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브랜드인 '기본주택' 구상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민간 참여형'이라는 교묘한 꼼수로 건설사들의 입김이 여전히 작용하는 낡은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통치 철학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개혁의 동력을 내부에서 잠식하는 비겁한 항명이다.
▲표 계산에 눈먼 민주당과 무책임한 청와대 참모진
정치권의 무책임 또한 도를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의 표 계산에만 매몰되어 대통령의 개혁 가도에 짐만 되고 있다. 국민들이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달라는 준엄한 명령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며 정작 필요한 입법 지원에는 손을 놓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부동산 개혁안을 전폭적으로 밀어붙여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의 민주당에는 그런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 한심한 것은 청와대 참모진이다. 대통령이 홀로 전방에서 기득권 카르텔과 싸우고 있다면, 참모들은 그 의지가 정책으로 한 치 오차 없이 구현되도록 내각을 장악하고 독려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는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부동산 개혁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지탱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인가. 참모진의 침묵은 직무유기를 넘어 대통령을 고립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국민의 인내심은 '고독한 대통령'을 언제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서울 외곽 지역은 여전히 전세가가 치솟고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는 끊어져 가고 있다. 시장의 '관망세'는 평화가 아니라, 정부의 무능에 지친 국민들의 절망이 서린 폭발 직전의 침묵으로 읽어야 한다. 비장한 각오 없이는 한치도 나가기 어려운 것이 부패 카르텔과의 싸움이다.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아무리 강철 같아도, 그것을 실천할 손과 발이 마비되어 있다면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김윤덕 장관과 국토부는 당장 매입임대 전수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기본주택 로드맵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정치권과 관료들이 지금처럼 대통령의 의지를 뭉개며 '시간 벌기'에 나선다면, 그 대가는 혹독할 수 있다. 국민은 대통령의 고군분투를 지지하지만, 그 의지가 '구호'에만 머무는 것을 언제까지고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은 이제라도 개혁의 발목을 잡는 '내부의 적'들을 과감히 쳐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직접 챙겨야 한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야당의 헛발질이 도를 많이 넘었지만, 국민의 인식이 '그놈이 그놈'이 되는 순간 개혁의 골든 타임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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