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찾아오면 대전 유성 일대는 계절을 잊은 듯 하얀 눈꽃 세상으로 변한다. 가로수마다 소복이 내려앉은 이팝나무 꽃송이들이 마치 함박눈이 쌓인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면 온천로 거리는 일제히 터져 나온 하얀 꽃망울로 가득 차, 짧은 개화 기간이 아쉬울 만큼 눈부신 풍경을 보여준다.
1985년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이 길은 어느덧 40년 가까운 세월을 대전 시민과 함께해 왔다.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은 해마다 봄의 절정에서 도심 한복판에 하얀 꽃비를 뿌리며, 바쁜 일상을 지나는 이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전한다.
쌀밥 닮은 하얀 꽃 터널... 40년 역사의 이팝나무길
유성온천공원은 유성구 온천로를 중심으로 길게 이어진 도심 속 산책 공간이다. 이곳을 상징하는 '이팝나무'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나무에 소복하게 핀 꽃이 그릇에 수북이 담긴 쌀밥(이밥)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조상들은 이 꽃이 활짝 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을 만큼 이팝나무는 예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나무로 통했다.
온천로를 따라 약 300m 넘게 이어지는 이 길은 산림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팝나무길로 꼽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가벼운 바람에도 꽃잎이 눈송이처럼 흩날려 실제 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꽃 터널을 감상할 수 있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 아래서 낮과는 또 다른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며 걷기 좋다.
온천수 족욕으로 즐기는 휴식... 5월 축제의 활기까지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의 피로를 시원하게 풀어줄 야외 족욕체험장이 나타난다. 이곳은 한꺼번에 200명이 발을 담글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규모를 갖췄다. 유성구에서 직접 관리하는 100% 천연 온천수를 사용하며, 온도는 항상 따뜻한 39도에서 42도 사이를 유지한다.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몸속까지 온기가 전해져 쌓였던 피로가 한순간에 씻겨 나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인근 주민은 물론 먼 곳에서 온 여행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다.
이팝나무 꽃이 절정에 달하는 5월에는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열려 볼거리가 더욱 많아진다.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행진과 신나는 공연, 여러 가지 체험 행사들이 꽃길 산책과 어우러져 동네 전체를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 채운다. 족욕장 주변에 마련된 꽃 전시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들은 소중한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며 도심 속 축제의 즐거움을 한껏 더해준다.
누구나 걷기 좋은 도심 쉼터
유성온천공원은 지하철 1호선 유성온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족욕체험장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넉넉하게 운영되므로 퇴근길에 잠시 들러 마음을 달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만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수건을 미리 챙겨오고, 물에 들어가기 전 발을 깨끗이 씻는 등 함께 이용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뒤따라야 한다.
조금 더 긴 산책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한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족욕체험장에서 출발해 문화공원과 갑천변을 지나 유림공원까지 이어지는 5km 구간의 '유성 족욕체험길'은 대전시가 선정한 '걷고 싶은 길' 중 하나다. 천천히 걸으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이 길은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얀 꽃잎이 모두 지기 전, 이번 주말에는 유성온천공원을 찾아 따뜻한 온천수와 하얀 꽃비가 주는 여운을 마음껏 누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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