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휴전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며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헤즈볼라도 이에 맞서 공격을 이어가며 양측이 서로를 ‘휴전 위반’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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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군사시설과 기반시설 등 100여 개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군사시설 약 70곳과 각종 인프라 50여 곳이 타격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의 위협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에 앞서 레바논 남부 9개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현지 매체들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휴전 위반에 대응한 정당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대표적인 중동 내 대리세력으로 평가되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 자리 잡은 헤즈볼라를 가장 큰 안보 위협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 국면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했고, 이후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에 나서면서 양측 충돌이 확대됐다. 이후 지난달 17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국지적 교전과 공습이 반복되며 사실상 휴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이 악화하자 로돌프 헤이칼 레바논군 총사령관은 이날 레바논을 찾은 휴전감시위원장 조지프 클리어필드 미군 장군과 회동하고 현지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양측은 휴전 감시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고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두 달간 이어진 충돌로 레바논 내 인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AFP통신은 현재까지 2600명 이상이 숨졌고, 1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이번 공습 과정에서 레바논 남부의 가톨릭 시설이 훼손되면서 국제사회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거점으로 지목된 지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종교 단지 내 건물 한 채가 손상됐다”며 “외부에서 종교 시설임을 식별할 수 있는 표식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한 가톨릭 자선단체는 이스라엘군이 자신들과 협력 관계에 있는 그리스 가톨릭 계열 ‘구세주 수녀회’ 수녀원을 파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병사가 예수상을 훼손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만큼, 종교시설 피해를 둘러싼 비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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