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서쪽 끝 남당항 선착장. 이른 아침 마주한 천수만은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15분 정도 물길을 가르면, 대나무 숲과 푸른 바다가 경계 없이 어우러진 작은 섬 ‘죽도’에 닿는다.
죽도는 이름 그대로 대나무가 울창해 붙여진 명칭이다. 과거에는 아는 사람들만 남몰래 찾던 작은 어촌이었지만, 최근에는 탄소 배출 없는 깨끗한 공기와 고요한 산책로가 알려지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빽빽한 대나무 터널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 바다는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하는 특별한 해방감을 안겨준다.
에너지 자립으로 일궈낸 청정 섬... 방문객 발길 이어져
홍성군의 유일한 유인도인 죽도는 주민 70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이다. 과거에는 육지와 떨어져 아는 사람만 찾는 조용한 곳이었으나, 2016년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갖춘 '에너지 자립섬'으로 탈바꿈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화석 연료 대신 햇빛과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친환경적인 운영 방식이 알려지면서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진 것이다.
2018년 정기 여객선 운항이 시작된 이후 입소문을 탄 이곳은, 이제 한 달에만 7000명이 넘는 이들이 찾는 이름난 장소가 됐다. 섬 전체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없고 오직 도보로만 이동해야 하기에, 소음 없이 댓잎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기 좋다. 탄소 배출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복잡한 도심에서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4km 구간의 둘레길... 천수만 비경 한눈에
섬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댓잎소리길'과 '파도소리길'로 연결된 4km 길이의 탐방로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성인 걸음으로 약 3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 곳의 조망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 서면 천수만 일대와 인근 8개 섬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빽빽한 대나무 터널을 지나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마주하는 과정은 지루할 틈 없는 즐거움을 준다.
특히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을 미리 확인해 방문하면 더 깊은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용난둠벙'이라고 불리는 곳 주변에서는 물이 빠진 갯벌이 광활하게 모습을 드러내 자연 지형을 관찰하기 좋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청정 해역에서 갓 잡은 우럭이나 바지락처럼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지역 먹거리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다.
한 곳에서 만나는 일출과 일몰... 5월이 방문 적기
죽도의 숨겨진 묘미는 섬 안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섬의 동쪽과 서쪽이 모두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지형적 특징 덕분이다. 아침에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저녁에는 붉게 물드는 낙조를 같은 섬 안에서 즐길 수 있어 사진 작가들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당일 여행도 좋지만, 섬 내 야영장이나 민박 시설을 이용해 하룻밤 머문다면 자연이 주는 장관을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마침 5월은 여객선 운항 횟수가 늘어나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지는 시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이라 고즈넉한 분위기를 온전히 누릴 수 있으며, 덥지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트레킹을 즐기기에 가장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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