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공개한 팩트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추정손실은 2조9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와 전 분기보다 각각 5.8%와 16.8%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은행권은 여신에 대한 건전성을 5단계로 분류한다. 연체 기간을 중심으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순으로 나눈다. 이 중 추정손실은 12개월 넘게 연체된 여신을 말한다. 사실상 손해가 확정돼 은행이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채권이다.
지주사별로는 하나금융지주의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올 1분기 추정손실은 5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늘었다. KB금융지주의 추정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6346억원에서 올 1분기 8072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도 7350억원에서 8260억원으로 12.4% 늘었다. 신한금융지주만 상각 등으로 부실자산을 관리하며 추정손실이 20.1% 줄어든 8601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사들이 채권 회수를 대규모로 포기한 것은 그만큼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분기 기업 연체율은 평균 0.46%로 전 분기(0.37%)보다 높아졌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0.49%에서 0.57%로 늘었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관련 업종의 연체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추정손실에 고정·회수의문 여신까지 더한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도 급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분기 말 기준 NPL은 5조77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 늘었다.
문제는 추정손실 등 건전성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물가, 경기 침체 등으로 중소기업 업황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7.6으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떨어졌다. SBH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은행권은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 다각도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 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 부실 기업 대출의 조속한 정리 등 필요한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 투자 추가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외 사무소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충당금 추가 적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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