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요구안을 둘러싸고 반도체 부문 중심의 이해만 반영됐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비(非)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쟁의 기간 조합비 자동 공제 방식까지 확정되자, 그간 누적된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노조 탈퇴 신청 글이 급증하고 있다. 평소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신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29일에는 1000건을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탈퇴 인증 확산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탈퇴 조합원들은 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조합원의 이해를 우선시하고, 타 부문 요구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 유일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전체 조합원의 약 80%를 차지하는 DS 부문을 중심으로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을 앞두고 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한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까지 동일한 기준 적용을 요구하면서, DX 부문 조합원들의 반발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고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 부문을 배제한 채 DS 부문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노조가 최근 파업 기간 15일 이상 참여 시 3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스태프 모집에 나선 점도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1월 쟁의권 관련 신분보장기금 마련을 명분으로 쟁의 기간 조합비를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대폭 인상한 결정까지 문제 삼고 있다.
이처럼 내부 갈등이 격화되면서 노조의 대표성과 파업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체 약 7만 4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DX 부문 비중이 약 20%에 그치는 만큼,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