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지 거의 20일 만에 인도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마셜제도 선적 초대형 LPG 운반선 '사르브 샤크티'호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오만만에 진입한 것으로 선박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의해 확인됐다.
약 4만5천t의 LPG를 실은 이 배는 선박 자동식별장치(AIS)에 인도인 선원을 태운 인도행 선박이라고 표시했으며, 이 배의 화주(화물주)는 국영 인도석유공사(IOC)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이란과의 협상 결렬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이후 인도와 관련된 에너지 운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르브 샤크티호는 지난 3월 3일 아랍에미리트(UAE)의 간투트항에서 출항, 이란이 지정한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과 가까운 항로를 거쳐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선박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했는지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세계 해운사들을 겨냥, "안전 통항을 위해 이란 정권에 자금을 지불하거나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요청하면 제재당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하려고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운반선에 실린 LPG 양은 지난 2월 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 인도의 약 반나절치 소비량에 해당한다.
이번 통과로 앞으로 인도에 더 많은 에너지가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전했다.
평소 원유 수입량의 약 40%,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의 50% 이상, LPG 수입량의 무려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던 인도는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도는 자국 내 LPG 생산량을 하루 약 5만4천t으로 늘리는 등 LPG의 심각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지난달 13일 미국의 봉쇄 전까지 인도 국적의 LPG 운반선 총 8척과 유조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으며, 인도 정부는 이란과 협상을 통해 이 과정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현재 해협 안쪽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 인도 선박 14척이 여전히 갇혀 있으며, 인도로 향하던 여러 외국 선박도 발이 묶인 상태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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