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셋업맨 정우주(20)는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2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신인이었던 지난 시즌 막판 선발 수업을 하라며 1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경험은 있지만, 2회에 등판한 경우는 시즌 처음이었다.
이유는 있었다. 이날 선발 투수 문동주(23)가 1-0으로 앞선 1회 말 무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빠른 공을 던진 뒤(중견수 플라이) 얼굴을 찡그렸다. 오른 어깨에 통증을 느낀 것. 글러브를 낀 왼손을 번쩍 들어 한화 벤치에 부상 사실을 알렸다. 한화 구단은 "문동주의 상태를 지켜본 뒤 병원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운드를 내려온 문동주는 권민규와 교체됐다. 권민규는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1피안타) 1회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2회 말에는 정우주가 등판했다. 한화가 2회 초 2점을 뽑아 3-1로 앞서자 김경문 감독이 꺼낸 강수였다.
하위권에 떨어진 팀 사정을 고려하고, 투수진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씩씩하게 강속구를 던지는 정우주를 내보낸 건 고육지책이었다. 그래도 셋업맨인 그가 1회부터 급하게 몸을 풀고 2회 등판한 건 예상밖이었다. 정우주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1실점 했다. 경기 후반 타선이 터져 한화가 13-3으로 승리하면서 그에게는 홀드가 주어졌다.
정우주는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0승 0패 5홀드 평균자책점 6.75)했다. 등판 경기 수로는 배재환(NC 다이노스) 스키모토(KT 위즈) 이병헌(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1위. 지난해 데뷔해 풀타임을 뛰고, 10월 포스트시즌과 11월 K-베이스볼 시리즈까지 치른 20세 선수에게는 너무나 고단한 일정이다.
문제는 앞으로 정우주는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앞에서는 선발진, 뒤에는 불펜진이 모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는 지난 3월 31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조만간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지만, 그의 기량은 검증되지 않았다. 끝없는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간 마무리 김서현은 2군에서도 제구를 잡지 못하고 있기에 복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당분간 한화 선발진은 39세 베테랑 류현진, 아시아쿼터 왕옌청 외에는 고정된 로테이션을 꾸리기 어렵다. 불펜진 상황은 더 심하다. 정우주에게 쏠리는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상적으로 비상 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이다.
한화는 2일 기준으로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23)다. 시즌 평균자책점 1위(3.55) 팀의 극적인 추락이다. 지난달 28일 양상문 투수코치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만큼 마운드 운영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느끼는 압박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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