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낳고, 늦게 낳는 상황' 여전…"지속적 증가 어려워"
"추가출산 고민 부부에게 '양육 부담' 덜어줘야"
[※ 편집자주 = 최근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저출산 흐름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산 순위별 구조와 출산 연령 등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반등이 지속 가능한 흐름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됩니다. 연합뉴스는 '출산율 반등' 이면에 가려진 구조적 한계를 짚고, 추가 출산을 가로막는 요인을 진단하는 기획을 3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둘째 포기' 현상을 중심으로 양육 부담, 노동 환경, 정책의 사각지대를 차례로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살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김잔디 기자 = 지난해 출생아 수가 15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며 합계출산율이 0.8명대를 회복했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생아 수 증가를 지속해 이끌어 가려면 경제적 지원 중심의 출산 장려 정책에 더해,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보며 '지속 가능한 육아'를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가데이터처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에 따르면 2025년 출생아 수는 약 25만4천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천100명(6.8%) 증가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2007년(10.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증가폭은 2010년(2만5천명) 이후 최대 규모다.
출생아는 2015년 43만8천400명에서 2023년까지 8년 연속 줄며 23만명 선까지 내려갔다가 2024년 반등에 성공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 역시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다가 2024년 0.75명, 지난해 0.80명으로 반등했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출생아 수가 반등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증가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두고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출생아 수 증가에서 인구 구조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1990년대 초반 출생한 이른바 '에코붐 세대'가 혼인·출산 연령대에 본격 진입하면서 출생아 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역시 지난해 출생아 수 증가와 관련해 "2022년 8월 이후에 8개월간, 2024년 4월 이후 작년 12월까지 혼인이 누적해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며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가 2021년부터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출생 순위별 출생아 비중을 봐도 '반등'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2024년 출생아 가운데 첫째아 비중은 61.3%, 둘째아는 31.8%, 셋째아 이상은 6.8%였다.
이에 비해 2025년에는 첫째아 62.4%, 둘째아 31.2%, 셋째아 이상 6.4%로, 첫째아 비중은 늘고 둘째아 이상 비중은 줄었다.
2015년 52.3%로 절반을 약간 웃돌았던 첫째아 비중이 10년 사이 10%포인트(p) 이상 늘어난 셈이다.
첫 출산 시기가 늦어질수록 추가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점을 볼 때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점도 출산율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3.8세로 전년 대비 0.2세 높아졌고, 첫째아 출산연령도 평균 33.2세로 0.1세 상승했다.
이처럼 '첫째만 낳고', '늦게 낳는' 현상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출생아 수 반등과 별개로 지속 가능한 합계출산율 상승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경제적 부담과 함께 양육 환경 전반의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특히 이미 출산한 부부가 둘째를 낳지 않는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은 장시간 노동으로 양육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회적 구조가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25년 전국 20∼44세 남녀 2천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국민인구행태조사'를 보면 '출산 의향이 없거나 망설이는 이유'에 기혼여성 상당수가 양육 경제적 부담(34.7%)과 함께 일-가정 양립 곤란(24.9%)을 꼽았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가 출산하기 시작한 상황인데 결국 그 아래로 갈수록 인구가 줄어든 상황이므로 (출생아 수가) 계속 증가세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출생아 수가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도 중요하다"며 "신혼부부 위주로 주거 마련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둘째 아이 이상을 고민하는 경우에는 양육에 대한 부담이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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