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중부 유럽 슈퍼마켓에 쥐약 성분이 든 이유식을 갖다놓고 제조업체를 협박한 용의자가 2일(현지시간) 붙잡혔다고 오스트리아 매체들이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주 경찰은 이날 39세 남성 용의자의 주거지를 급습해 중상해 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헬무트 마르반 대변인은 "용의자를 조사 중이어서 신원과 체포 경위, 향후 수사절차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간 크로넨차이퉁은 용의자가 이유식 제조업체 히프(HiPP)에 보낸 협박 메일과 슈퍼마켓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등에 꼬리를 밟혔다고 전했다. 또 협박 메일에서 히프에 200만유로(34억6천만원)어치 암호화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지난달 18일 히프의 '당근과 감자' 190g 유리병 안에서 쥐약 성분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해 왔다. '당근과 감자'는 6개월 이상 영아가 먹기 좋다는 제품이다.
용의자는 지난 3월27일 히프에 이메일을 보내 4월2일까지 송금하지 않으면 부르겐란트주 아이젠슈타트의 슈퍼마켓 인터스파 매장, 체코 브르노와 슬로바키아 두나이스카스트레다의 테스코 매장에 독성 물질을 넣은 이유식 병을 2개씩 갖다놓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보도됐다. 실제로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예고한 쥐약 이유식 6병 가운데 5병이 잇따라 발견됐다. 당국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아이젠슈타트 쥐약 이유식 1병을 추적 중이다.
히프는 협박 메일을 지난달 16일에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 본사를 둔 히프는 네슬레·다농과 함께 유럽 유기농 이유식 시장 선두권 업체다. 오스트리아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압수된 이유식 병에서는 15㎍(마이크로그램)의 독소가 검출됐다. 당국은 독성 물질의 정확한 성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보건식품안전청에 따르면 쥐약 주성분 브로마디올론은 비타민 K 작용을 막아 혈액 응고를 방해하고 사람이 섭취할 경우 2∼5일 지나 잇몸 출혈, 코피, 혈변, 멍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크로넨차이퉁은 당국이 추가로 의뢰한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독성 물질이 생명을 위협할 만큼 강력하다면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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