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부천FC가 2402일 만에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승점 3을 따냈다.
부천은 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 FC안양 원정 경기서 후반 26분 터진 가브리엘의 선제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부천은 최근 2연패에서 탈출, 승점 13으로 10위에 올랐다. 반면 안양은 5경기 무패(2승 3무) 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7위(승점 14)로 내려앉았다.
부천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가브리엘이 최전방에서 FC안양의 골문을 노렸고, 바사니와 김동현이 양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티아깅요, 김종우, 카즈, 안태현으로 구성됐다. 수비진은 홍성욱, 패트릭, 정호진이 맡았고, 골문은 김형근이 지켰다.
안양은 4-3-3 대형으로 맞섰다. 엘쿠라노를 중심으로 박정훈과 최건주가 측면 공격을 책임졌다. 중원에는 토마스, 김정현, 마테우스가 배치됐고, 포백은 김동진, 김영찬, 이창용, 이태희로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훈이 꼈다.
이번 경기는 부천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연패 탈출의 기회이기도 했지만, 지긋지긋한 안양 원정 징크스를 끊어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부천은 이번 경기 전까지 안양과의 리그 상대 전적에서 12승 15무 20패로 열세였다. 이영민 감독이 2021년 부천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안양을 상대로 14전 1승 4무 9패에 그쳤다. 안양전 마지막 승리는 2022년 4월 10일이었다. 안양 원정에서는 2019년 10월 5일 이후 2402일 동안 승리가 없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영민 부천 감독은 상대에 대한 존중을 먼저 드러냈다. 이영민 감독은 “2024시즌 안양이 먼저 1부로 승격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안양은 시도민구단이 본받아야 할 팀이다. 팀 운영을 잘했기 때문에 승격할 수 있었고, 지난 시즌에도 1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팀이 안양을 따라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별개로 승부욕도 숨기지 않았다. 이영민 감독은 “제가 부천에 온 뒤에도 안양에 약했다. 경기에서 지면 늘 묘한 감정이 드는데, 안양에 패할 때는 더 심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 기록을 빨리 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령탑의 인연도 이번 경기의 또 다른 관전 요소였다. 이영민 감독과 유병훈 안양 감독은 선수 시절인 2005년 고양 KB국민은행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나란히 고양 KB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3년 안양 창단과 함께 이우형 안양 단장 당시 감독과 동행했다. 이영민 감독이 2015년 안양 감독대행, 2016년 정식 감독을 맡았을 때는 유병훈 감독이 수석코치로 보좌했다.
이영민 감독은 유병훈 감독과의 특별한 관계를 떠올렸다. 그는 “보통 유병훈 감독과 전화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최근에는 하지 않았다. 서로 부담이 될 게 뻔하다. 아무리 친하다고 하더라도 나도, 유병훈 감독도 경기에서 지기 싫은 건 똑같다”고 승부 앞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유병훈 감독도 특별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유병훈 감독은 “과거 안양에서 스승으로 모셨던 분이다. 이렇게 1부에서 만나는 게 흔치 않은 일인데 신기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매주 한 번씩 통화했는데, 이번 주는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따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저보다 선배이기 때문에 눈치를 많이 봐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이영민 감독님이 안양전에 더 많은 걸 준비해 온다. 분명 오늘도 묘수가 있을 것이다. 저 역시 맞춤 전술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는 경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경계했다.
안양이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부천은 중원에서 촘촘하게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가브리엘과 바사니를 앞세워 역습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기회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안양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11분 왼 측면에서 김정현이 올린 크로스를 마테우스가 문전으로 떨궜고,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엘쿠라노가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발에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잠잠하던 부천이 역습 한 방으로 안양의 수비를 깨뜨렸다. 후반 27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바사니가 돌파를 이어간 뒤 수비 사이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가브리엘은 일대일 기회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끌려가던 안양에는 악재까지 겹쳤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세트피스 이후 역습 상황에서 마테우스가 부천 수비와 경합을 벌이다 퇴장당했다. 마테우스는 돌파 과정에서 상대 수비를 뿌리치려다 얼굴 부위를 가격했다. 양 팀 선수가 대립한 가운데 주심은 마테우스에게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경기 막판 부천은 위기를 넘겼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가람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앞서 김형근 골키퍼를 향한 차징 파울이 선언돼 득점이 취소됐다. 후반 추가시간 6분에는 김운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부천 수비와 경합하다 넘어졌지만, 온필드 리뷰 결과 정상적인 경합으로 판정되면서 부천은 승점 3을 추가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김천 상무가 선두(승점 25) FC서울을 3-2로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개막 이후 9경기 무승(7무 2패)에 허덕이다가 직전 라운드에서 부천FC를 2-0으로 꺾고 시즌 10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던 김천은 선두 서울을 상대로도 기세를 이어갔다. 2연승을 달린 김천은 9위(승점 13)를 기록했다.
서울은 1위를 지켰지만 승점 25에 머물렀다. 직전 라운드까지 6실점으로 올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던 서울은 이날 처음으로 한 경기 3실점을 허용하며 수비 안정감에 흠집을 남겼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첫 ‘동해안 더비’에서는 포항 스틸러스가 후반 추가시간 터진 조상혁의 결승 골을 앞세워 울산 HD를 1-0으로 꺾었다. 포항은 6위(승점 15)를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직전 라운드에서 대전 하나 시티즌에 1-4로 완패한 데 이어 2연패에 빠진 울산은 3위(승점 17)에 머물렀다. 선두 서울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물론 추격권과의 간격도 좁혀졌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제주 SK를 2-0으로 제압했다. 전북은 울산을 제치고 2위(승점 18)로 올라섰다. 제주는 11위(승점 12)에 머물렀다. 인천전용구장에서는 강원FC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눌렀다. 강원은 4위(승점 16)에 자리했다. 인천은 8위(승점 14)에 머물렀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전 하나 시티즌이 광주FC를 5-0으로 완파했다. 2연승을 달린 대전은 승점 15를 기록하며 5위에 자리했다.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한 계단 위에 올랐다. 광주는 승점 6에 머물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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